
연극 ‘미친 키스’가 오는 14일 조기 폐막한다.
극작가 겸 연출가 조광화의 연출 데뷔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0년만에 재공연된 이 작품은 당초 21일까지 공연 예정이었지만 1주일 앞당겨 종료될 예정이다. 이미 지난 5일부터 2회이던 휴일 공연이 1회로 축소됐다. 제작사인 프로스랩 측은 10일 “경영적인 문제로 예정일보다 먼저 막을 내리게 돼 안타깝다”며 “15일 이후 공연을 예매한 관객들에게 개별연락을 취해 환불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미친 키스’는 조광화의 대표작 중 하나로 지난 1998년 초연 당시 사랑을 열망하지만 열정이 없는 현대인의 고독과 공허함을 섬세하게 그려 호평을 받았다. 이후 2007~2008년 재공연에서도 큰 인기를 모았으며, 이번에 ‘남자충동’과 함께 ‘조광화(展)'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하지만 이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예전같지 않았다. 무엇보다 초연 당시 파격적이었던 이야기가 지금은 진부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조광화는 시대 변화를 반영해 폭력적인 장면을 완화하는 등 작품 일부를 수정했다. 여기에 아코디언 악사와 안무를 부각해 이미지와 스타일을 살리려고 노력했지만 스토리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배우들의 연기도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특히 주인공인 장정 역의 조동혁은 발성부터 감성 표현까지 내내 역부족이었다.
‘미친 키스’의 흥행 부진은 앞서 ‘남자충동’이 반복 관람 관객을 다수 만들어낼 정도로 인기를 끈 것과 비교된다. 1997년 초연된 ‘남자충동’은 이번에 재공연하면서 요즘 관객의 눈높이에서 여성혐오로 느껴지던 일부 대사와 장면을 수정해 호평을 받았다. 남성성을 한층 희화화시킨 것도 비틀린 가부장제라는 주제를 더욱 선명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됐다. 게다가 깡패 장정 역의 유승범은 기대 이상의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반면 ‘미친 키스’ 는 변화를 시도했지만 요즘 관객의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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