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만 마셔도 밤잠을 설치는 커피. 한 모금을 마시는 순간 심장이 요동칠 것 같은 커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블랙 인섬니아(Black Insomnia)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커피다. 보통의 컵 한 잔 정도 용량을 마시면 미국 식품의약국(FDA) 일일 권장량의 두 배에 달하는 카페인을 섭취하게 된다. 인섬니아는 불면증이란 뜻. 이름 그대로 불면증을 시달리는, 또는 불면증을 유발하기 위한 커피다.
1. 블랙 인섬니아는 무엇인가
블랙 인섬니아는 남아공 남부 케이프타운에서 판매되던 커피다. 누가, 언제부터, 왜 이렇게 커피를 진하게 만들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중요한 사실은 블랙 인섬니아가 현재 시판 중인 커피 브랜드 중에서 가장 강력한 카페인을 함유했다는 점이다.
블랙 인섬니아의 카페인 함량은 1온스(29.5㎖)당 58.5㎎이다. 한때 카페인 함량에서 왕좌에 있었던 데스 위시(Death Wish)의 54.2㎎을 4.3㎎ 차이로 넘어섰다. 데스 위시의 카페인 함량만 보통 커피의 2배였다. 기업 양산형 커피 중 가장 강력한 네슬레의 네스프레소 오리지널라인 캡슐(44.4㎎)마저 블랙 인섬니아 앞에선 명함조차 내밀 수 없다.
블랙 인섬니아를 보통의 컵 한 잔 정도인 12온스(354㎖) 용량으로 마시면 702㎎의 카페인을 섭취한다. 12온스는 대중적인 커피브랜드로 스타벅스에서 기본 용량인 톨 사이즈(355㎖)에 해당한다. FDA 일일 권장량은 400㎎. 블랙 인섬니아를 보통의 컵 용량으로 마시면 두 배에 가까운 카페인을 흡수하는 셈이다.
2. 마셔도 괜찮을까
블랙 인섬니아 컴퍼니는 홈페이지에서 이 커피의 판매를 시작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왜냐고요? 왜냐면 우리는 끝장을 봤어요. 이건 힙스터의 커피예요. 이제 잠을 자지 않을 시간입니다. 깨어 있읍시다. 우리는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됩니다.” 이 커피를 마시면 잠들 수 없다는 판촉이면서, 동시에 ‘경고’다.
이 커피의 시판 소식이 전해진 시점은 미국 뉴스채널 CNN에 소개된 지난 2일이었다.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에서 1파운드(453g)당 19달러(2만1000원)에 진열됐다. 블랙 인섬니아 컴퍼니 홈페이지에서는 1파운드당 19.99달러로 조금 비싸다. 하지만 수시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8일 오전 2시 현재 10% 할인한 17.9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현재 시판 중인 커피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불면증이나 현기증을 느끼면 블랙 인섬니아를 멀리 하는 편이 좋다. 미국 국립보건대 스테파니 드라우스 교수는 “지나치게 과도한 횟수나 분량으로 카페인을 흡수하면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며 “블랙 인섬니아 수준의 커피는 현기증, 불면증, 공포증 외에도 비정상적으로 빠른 심장박동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일보 더피플피디아: 블랙 인섬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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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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