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홍준표 후보와 토론하지 않겠다. 국민들의 양해 부탁한다”
안철수 “홍준표 후보를 직접보지 않고 질문하겠다”
성범죄 모의 서술 논란을 빚은 홍준표 자유한국당의 사퇴를 일제히 촉구한 대선 후보들 가운데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토론 태도가 눈길을 끈다.
심 후보는 국격을 추락시킨 홍 후보와 토론하는 것 자체를 거부했고, 안 후보는 시선을 두지 않고 질의 응답을 이어갔다. 두 사람 모두 홍 후보를 유령 후보 취급한 셈이다.
23일 오후 열린 대선후보 3차 TV토론회에서 심 후보를 비롯한 대선 후보들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심 후보는 토론이 시작되기도 전 성폭력 범죄를 공모한 후보를 경쟁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며 홍 후보와 토론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바통을 이어받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도 “돼지 흥분제로 강간 미수의 공범”이라며 “인권의 문제며 국가지도자의 품격의 문제고 대한민국 품격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 후보는 “홍 후보는 이제까지 단 한 번도 피해여성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도 “자서전의 성폭력 모의는 용서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외신에 많이 보도돼 국격이 심각하게 실추됐다”고 꼬집었다.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정부 실패의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한 안 후보는 “자유한국당은 원칙적으로 후보 자격이 없는 정당”고 비난했다.
안 후보의 거듭된 사퇴 촉구에 홍 후보는 “내가 사퇴하면 안 후보에게 도움이 되는 모양이다”라고 비꼬았다. 안 후보는 “그것과는 상관없다. 사퇴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안 후보는 “후보 자격이 없는 홍 후보 쪽을 쳐다보지 않고 국민에게 말하겠다”고 선언한 뒤 홍 후보와 토론 할 땐 시선을 정면으로 고정했다. 결국 홍 후보는 “얼굴 보고 질문해라, 국민들이 조잔스럽게 생각할 것이다”라고 받아쳤지만 안 후보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사퇴 공세가 이어지자 홍 후보는 결국 사과했다. 그러면서 ‘45년 전 일’임을 강조했다. 또 “자신의 자서전에 후회한다는 내용으로 고해성사를 했는데 문제 삼는 건 좀 그렇다”고 반박했다. 자신이 직접 한 것이 아니지만 친구가 한 것에 대해 막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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