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선거 TV 광고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60초 전쟁’이다. 지면을 보관하고 언제든 다시 볼 수 있는 신문 광고와 다르게 TV 광고는 짧은 순간에 정치 철학과 정책 공약을 모두 쏟아내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제19대 대선에서 신문 광고는 다음달 7일까지 모두 70회, TV 광고는 회당 1분 안으로 30회까지 가능하다.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2017년 4월 21일 TV 광고를 시작하면서 원내 정당 대선후보들은 모두 유권자의 안방으로 들어갔다.
1.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18일 ‘문재인의 약속’을 주제로 60초 분량의 TV 광고를 시작했다. 광고는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 장면으로 시작돼 육아, 청년 일자리, 직장 내 차별 개선 순으로 정책 공약을 소개한다. 그 다음 26초 부분에서 문 후보가 처음 등장한다.
이어지는 정책 공약에선 구체적인 현안들을 나열한다. 골목상권, 치매노인, 미세먼지, 국외 도발 순이다. 국가가 이런 현안들을 책임지겠다는 것이 문 후보의 메시지다. ‘나라를 나라답게’라는 문구가 등장한 뒤 문 후보의 웃는 모습과 함께 광고는 끝난다. 배경음악은 한대수 원곡의 ‘행복의 나라’다.
2.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직설 화법으로 ‘강한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18일 공개한 60초 분량의 TV 광고 역시 이런 이미지를 강조했다. 하지만 첫 장면에서 등장하는 것은 개구리다. 천둥‧번개가 몰아치고, 멀리서 미사일이 날아가는 우물 위에 앉아 울고 있는 개구리다. 대한민국 현 상황에 대한 홍 후보의 시각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 한반도와 주변국을 표시한 동아시아 지도로 장면이 확대된다. 이 장면에서 ‘우리 끼리 싸울 때가 아니다’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갈라진 국론을 강조하고, 성우는 “말 바꾸는 사람, 유약한 사람은 자유 대한민국을 지킬 수 없다”고 말한다. 40초 부분에서 “튼튼한 안보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하는 홍 후보가 등장한다. 홍 후보 프로필 사진 옆에 ‘강한 대통령’을 적은 문구로 광고는 끝난다.
3.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21일 공개한 TV 광고는 다소 실험적이다. 안 후보는 영상에서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광고는 30초 분량이다. 60초를 꽉 채운 다른 후보들과 다르다. 사진 역시 사용되지 않았다. 타악기 연주에 맞춰 글자가 빠르게 전환될 뿐이다. 색상은 녹색과 흰색만 사용됐다. 흰색 글자엔 녹색 배경을, 녹색 글자엔 흰색 배경을 입혔다. 글자만 나열해 화면을 전환하는 식의 전개다.
광고에 나오는 글자는 200자 원고지 2장 분량이다. 400자 가까운 글자를 불과 30초 만에 나열했다. 화면 전환 속도가 빠르게 보일 수밖에 없다. 광고의 마지막 부분에선 “미래를 여는 첫 번째 대통령”이라고 새로운 발성으로 외친 안 후보의 육성이 담겼다. 여기서도 자신의 이름을 말하진 않았다. 광고의 마지막 장면은 녹색 배경에 흰색으로 그린 국민의당 로고다.
4.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18일 공개한 TV 광고의 메시지는 ‘보수의 새 희망’이다. 홍 후보와 차별화하면서, 선명하고 구체적인 안보관을 강조할 목적으로 보인다. 광고는 ‘나라가 걱정된다면 유승민'이라는 문구 옆에서 책을 펼친 유 후보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다른 후보들과 다르게 시작부터 등장하고, 정책 공약을 직접 말한다.
광고는 인터뷰 형식이다. 유 후보는 사무실에서 “공동체를 지키는 것이 진짜 보수다. 재벌과 정경유착하고 기득권의 편을 드는 것은 보수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유 후보가 “내가 해결하겠다”고 말하면서 인터뷰를 마치면 화면에는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광고는 대중을 향해 손을 흔드는 유 후보의 사진으로 끝난다.
5. 정의당 심상정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21일 공개한 60초 분량 TV 광고의 첫 장면은 광장의 촛불이다. 성우가 “대통령 한 명이 바뀐다고 내 삶도 바뀔까요”라고 유권자에게 물으며 시작된다. 7초 부분에서 “장관은 왜 1억2000만원씩 다 가져가나. 국회의원은 왜 1억4000만원을 다 받는가. 졸라 맬 허리띠도 없다. 200만원도 못 받는 940만명의 노동자들은…”이라고 2015년 9월 11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성토한 심 후보가 등장한다.
노동운동가였던 대학생 시절과 국회의원이 된 지금 사진이 나타난 뒤 건설 노동자, 지하철 수리공, 학습지 교사, 전화상담원, 택배기사가 일하는 모습을 차례로 비춘다. 모두 비정규직 노동자가 많은 직종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 같은 삶으로 평생 노동자의 편’이라는 심 후보의 철학이 투영됐다. 광고는 밝게 웃는 심 후보의 얼굴을 부각하면서 ‘내 삶을 바꾸는 대통령’이라는 문구로 끝난다.
국민일보 더피플피디아: 제19대 대통령선거 TV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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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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