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확인한 것은 모든 후보가 2시간 서 있을 수 있다는 것 뿐이었다.”
밤 사이 이목을 집중시켰던 19대 대선후보들의 스탠딩토론을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렇게 한마디로 평했다. 토론이라기보다는 체력장 같았다는 것으로 스탠딩토론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조 교수는 20일 자신의 SNS를 통해 토론회 관전평을 이어서 내놨다. 토론회 직후 트위터에 “2차 대선 토론. 마치 문재인 대통령을 4야당 대표가 각자의 무기를 들고 몰아치는 듯 했다. 홍준표는 색깔론으로, 유승민은 재원(財源)론과 핵무장론으로, 심상정은 더 많은 진보론으로 몰아쳤다. 안철수의 무기는 불분명했다”고 썼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집중된 질문과 공세를 대통령과 4야당 대표의 공방에 비유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주적’ 개념과 국가보안법 등 색깔론으로 문 후보를 공격했고,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전략핵재배치 등 핵무장론을 펼치며 문 후보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 공약에 대한 재원마련 방법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거치며 비정규직과 양극화가 심화됐다며 노동정책의 전환을 요구했다.
재미있는 점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 대한 평가다. 조 교수는 안 후보에 대해 ‘무기는 불분명했다’고 짧게 요약했다. 문 후보를 제대로 공격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면서 "문재인은 집권 후 닥칠 일을 연습했고, 나머지는 각자의 방식으로 야당을 연습했다"며 문 후보 청문회가 된 토론회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 교수는 5당 후보의 득실도 분석했다. 4당 후보에게 집중적인 질문을 받은 문 후보에 대해 “시간부족 등으로 반격 충분하지 못했다. 반박 논지가 분명하게 전달되지 못했다. 토론 점수는 낮게 받을 것이나, 정치적으로는 크게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토론회 뒤 전문가들로부터 잘했다는 평가를 받은 유 후보와 심 후보에 대해서는 “공격력으로는 2약 후보인 유승민과 심상정이 강했다. 두 사람은 각자 다른 이유로 문재인을 세게 쳐야 했다. 토론에서는 이긴 셈이나, 정치적으로는 좋은 효과가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평했다.
안 후보에 대해 조 교수는 앞서 '불분명했다'는 지적에 이어 “1차 토론에 비해 여유를 찾았다. 그러나 존재감이 약했다. 얻은 것도 잃은 것도 없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홍 후보에 대해서는 "토론은 평가할 가치가 없다. 세탁기에 다시 들어가야 할 사람이다"고 했다. 다만 일부 보수층에 어필한 점들 들어 "그러나 목표는 나름 달성했다"고 점수를 줬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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