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TV홈쇼핑을 통해 중국산 조기를 섞어 만든 굴비를 ‘영광굴비’로 속여 16만명에게 판 업자가 경찰에 검거됐다.
부산경찰청 해양범죄수사대(대장 한강호)는 중국산 조기로 가공한 굴비를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한 혐의(사기)로 수산물가공업체 대표 김모(4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김씨는 2014년부터 2년 동안 국내산 조기와 중국산 조기를 6대 4로 섞어 가공한 굴비를 100% 국내산 ‘법성포굴비’라고 속여 TV홈쇼핑에 광고하는 수법으로 모두 49차례에 걸쳐 124억원 상당의 부당매출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홈쇼핑에 굴비를 납품할 때 수협 수산물수매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다른 어종 확인서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검수를 통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홈쇼핑업체는 허위 또는 다른 어종이 기재된 수산물수매확인서에 대해 제대로 된 확인을 하지 않았다. 중국산 조기는 국내산의 절반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 연예인의 소개와 함께 TV홈쇼핑에 등장한 이 굴비는 해당 홈쇼핑 업체의 2016년 명절선물 만족도 조사에서 ‘식품·건강’분야 2위에 오를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고, 2년 동안 무려 16만명의 소비자가 굴비를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김씨는 굴비의 원산지 뿐만 아니라 가공 과정까지 소비자를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방송에서 “1년 이상 묵힌 천일염으로 간을 해 해풍에서 말린 굴비”라고 했지만, 조사결과 냉풍기를 통한 인공 건조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가공 수산물의 원산지를 속여 판매하는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홈쇼핑 업체의 검수를 강화할 것을 관계기관에 건의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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