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배우 김영애의 유작이 된 KBS2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마지막 촬영 현장 영상이 공개됐다.
9일 연합뉴스TV는 고인의 유작이 된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차인표가 직접 찍은 영상을 입수해 보도했다.
차인표는 9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 영상은 선생님이 50회 촬영을 마지고 집으로 돌아가시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자로서 책임과 소임을 다하신 김영애 선생님 같은 분이야말로 이 시대의 귀감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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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에는 고인이 극심한 통증에 고통스러운 듯 대기실 벽을 한 손으로 짚은 채 허리를 숙여 신음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모습을 지켜보며 함께 출연했던 배우 신구와 라미란 등이 안타까워하는 모습도 보인다.
영상을 찍은 차인표는 “수고하셨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김영애를 배웅했다.
차인표는 "김 선생님이 촬영 초 분장실에서 '나는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50회가 끝날 때까지만 살아있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드렸어요. 부디 하나님께서 기도를 들어주셔서 같이 일하는 제작진이나 연기자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내가 아픈 것 때문에 누가 안됐으면 좋겠어요'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선생님께서 너무나 고생하셨다"면서 "중간 중간 암이 전이됐다고 말씀하시면서도 드라마를 끝까지 무사히 마쳐야 한다는 일념뿐이었다“면서 ”드라마와 다른 배우들에게 폐를 끼칠까, 그것만 걱정하셨다"고 전했다.
김영애는 지난해 8월부터 KBS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에서 양복점 대표의 아내 최곡지 역으로 출연했다. 10월 말 갑자기 병세가 악화돼 진통제로 버텨가며 드라마 촬영에 임했던 그는 50부 출연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연기 투혼을 불살랐다.
특히 드라마 녹화 날에는 “정신이 명료해야 한다”며 진통제를 맞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월계수 드라마는 인기에 힘입어 4회 연장됐지만 고인은 병세 악화로 참여하지 못했다.
김영애는 2012년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촬영 도중 황달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가 췌장암을 선고받았다. 당시에도 그는 주변에 투병 사실을 숨긴 채 드라마 촬영을 끝냈다. 그 뒤에도 수술과 치료를 병행하며 드라마 ‘닥터스’ ‘킬미 힐미’ 등과 영화 ‘변호인’ ‘카트’ 등에 출연하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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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열린 영화 '특별수사' 시사회에서 그는 “살아온 날 보다 살아갈 날이 더 짧다. 내가 바라는 것은, 하나님 곁에 갈 때까지 제가 카메라 앞에 서서 연기를 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말했다.
1951년 부산에서 태어난 김영애는 1971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40여 년간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오가며 100편이 넘는 드라마, 70편에 가까운 영화에 출연하며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배우다.
김영애의 장례식장은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11일, 장지는 분당 메모리얼 파크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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