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명의 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포토라인에 서지도 않았고 어떤 메시지도 없었다.
지난 21일 검찰 출석 당시 미소를 머금었던 박 전 대통령은 3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삼성동 자택을 나서면서 굳은 표정을 지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10시9분 최경환, 조원진 등 친박 의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검정색 승용차에 올랐다. 지지자 100여명이 자택 앞에서 출석을 말리는 시위를 벌이고 있었지만 차량 창문에 비친 박 전 대통령의 표정은 어두웠다.

지난 검찰 출석 때와 마찬가지로 테헤란로를 거쳐 9분 만에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박 전 대통령은 노란색 테이프로 표시된 포토라인을 그냥 지나쳤다. 검찰 조사 땐 포토라인에 서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짧은 말을 남겼다. 하지만 이번엔 아무런 말도 없이 곧바로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321호 법정으로 향했다.
구속 여부는 강부영 판사가 수사 기록과 심사 내용을 검토한 뒤 결정한다. 기록이 12만쪽에 달해 31일 새벽에야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지난달 16일 심사를 받은 이 부회장 영장은 17일 새벽 5시35분에 결정됐다.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집으로 돌아가지만, 발부될 경우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수감돼 있는 서울구치소로 가게 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서에 “피의자를 서울구치소에 구속하고자 구속영장 발부를 청구한다”고 적시했다. 전례에 비춰 구치소로 이동하는 과정도 청와대 경호 인력이 함께할 가능성이 있다.

교정 당국은 관련 법령과 22년 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수감 당시 처우 등을 토대로 박 전 대통령 수용 문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95년 구속된 두 전직 대통령은 일반재소자 수용 건물과 떨어져 있는 별도 건물에 수감됐다. 다른 수용자들이 접근할 수 없도록 차단막도 설치됐다.

노 전 대통령의 경우 1.9평 규모의 일반 독방보다 큰 3.5평 크기의 방을 사용했다. 독방 옆 1평 남짓의 별도 공간에 세면실 겸 화장실이 설치됐고, 5평 규모의 면회실 및 조사실도 따로 마련됐다. 전 전 대통령 독방 역시 같은 규모의 시설로 마련됐다. 당시 검찰은 구치소 내 별도 수감 공간이 마련된 이후 구속영장을 청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두 전직 대통령처럼 별도의 특별 거실(居室)에 수감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일반 수용자 접촉을 차단하는 선에서 격리된 독방에서 생활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1.9평 크기의 일반 독방보다는 넓은 방에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일반 수용동 내 다인용 방 하나를 개조해 사용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 4만개 최진실 딸의 글 '스윙스 잘못 알아줬으면…'
▶정태욱 살린 이상민의 '20초'… 응급처치 교범
▶30년간 안전보다 돈이 먼저였던…구룡마을 또 대형화재
▶[단독] 朴 “뇌물 받으려 대통령 된 줄 아느냐” 흥분해 탈진
▶검찰 “박 전 대통령,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
▶'BBK 실소유주는 이명박' 폭로 김경준, 오늘 만기출소
▶박 전 대통령 구속된다면 첫 식사는?… 구치소 생활 엿보기
▶마티즈 탄 미모의 BJ, 운전 도중 생방송하다 즉사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