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sus with us’ 전신화상 수술 받고 돌아간 스리랑카 로쉘

Է:2017-03-2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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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목소리가 나올 줄은 몰랐다. 전신 화상을 입고 지옥 같은 세월을 살았을 소녀였다. 150㎝ 정도의 키에 앙상한 체구. 머리를 뒤로 묶어 이마가 훤히 드러났다. 일그러진 오른쪽 귀, 거친 피부들. 하지만 소녀의 얼굴은 밝았다. 머뭇거리던 소녀는 두툼한 입술을 열고 노래하기 시작했다. 

지난 2일 스리랑카의 로쉘양 집에서 부모와 남동생 등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

“여호와이레~하나님은 날 위해 예비하셨네.” 스리랑카 전통언어인 싱할라어 찬양이었다. 청아한 목소리였다.

소녀는 지난해 3월 한국에서 화상치료를 받은 로쉘(14)양이다. 지난 2일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 시내 빈민가 싸미푸르 마을에서 만났다. 로쉘의 새 아빠인 니콜라스(45)씨와 엄마 메리(32)씨가 마중을 나왔다. 로쉘과 남동생 로산(10) 로이(7)는 집안에서 부끄러운 듯 고개를 내밀었다. 동행한 기아대책(기대) 해피센터 운영자인 권혁 전영선 기대봉사단은 “아유 보완!”(안녕) 하며 인사했다.

꿈이 뭐냐고 묻자 로쉘은 쑥스러워하면서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했다. 왜 교사가 되려 하느냐고 하자 “선생님이 되면 어려운 이웃과 학생들을 도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수줍게 말했다. 중학생인 로쉘은 음악을 좋아해 학교 밴드그룹에서 활동한다. 해피센터 방과후학교에서는 피아노도 배우고 있다.

로쉘양이 지난해 3월 한양대병원에서 재활수술을 받기 전 입원실에서 책을 보고 있다.

니콜라스씨는 “로쉘은 내게 맏딸이라 더 예쁘고 사랑스럽다. 수술을 잘 해준 한국인들에게 감사하다”며 “딸이 하나님을 전하는 데 쓰임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니콜라스씨는 원래 전기기술자였다가 2년 전부터 해피센터 관리인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연신 웃으며 딸 로쉘을 쓰다듬었다. 엄마 메리씨는 흐뭇한 표정으로 그런 남편과 딸을 바라봤다. 메리씨는 원래 무슬림이었으나 지금의 남편을 만나 기독교로 개종하고 이름도 바꿨다.

로쉘은 한 살 때 마약 중독자였던 친아버지의 방화로 전신 화상을 입었다. 목숨은 건졌지만 끔찍한 흉터가 남았다. 성장 자체가 고통이었다. 입은 잘 벌어지지 않았고 손가락은 살이 녹은채 엉겨 붙어 길이가 제각각이었고 뒤틀어져 있었다.

절망 속에 있던 로쉘에게 희망의 빛이 내려온 것은 집 근처에서 어린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해피센터 기대봉사단의 눈에 띄면서다. 로쉘은 기아대책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한국에 와 한양대병원에서 두 차례 재활수술을 받았다. 오그라든 손과 잘 열리지 않는 입 등을 재건했다.

전영선 기대봉사단은 “수술 후 로쉘은 잘 성장해왔다”며 “앞으로도 따뜻한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쉘의 집에 걸린 달력의 글자가 눈에 띄었다. ‘Jesus with us(우리와 함께 하시는 예수님).’ 

콜롬보(스리랑카)=글·사진 신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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