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연 이런 사회 풍조가 사회성 발달에 도움이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NO’이다. 부모의 조급함과 졸속 정책이 아이들의 정서 발달 뿐 아니라 사회성 발달을 저해하고 있다.
K는 3세 된 남자아이다. 원래는 순한 아이였는데 언젠가부터 몹시 떼부리는 게 심해지고 짜증을 많이 냈다. 고집이 세지면서 원하는 데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머리를 박거나 땅바닥에 뒹굴곤 하는 행동을 보였다.
부모가 30대 중반 이후에 어렵게 낳은 외아들이었다. 외아들로 혼자 자라면서 낯가림도 심하고 새로운 곳에 가면 울며 불며 들어가려고도 하지 않았다. 걱정이 된 부모는 사회성을 일찍 키워줘야겠다고 조금 일찍 생후 18개월 쯤 어린이집에 보냈다. 하지만 아이가 너무 심하게 보채고 울어 두어 달 시도하다가 포기했다. 이후 K는 어린이집 근처를 걸어다니지 못하고 노란 버스만 봐도 하얗게 질려버렸다.
부모는 외아들인 K가 사회성이 부족하고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아이가 될까봐 걱정이었다. 그러다가 만 3세가 되는 해에 다시 어린이집 보내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아이는 더 심하게 새파랗게 질려 울면서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억지로 어린이집 보내기를 한 달 이상 반복하니 아이는 차츰 안정이 되어가는 듯했다. 별로 저항하지 않아 겉으로 보기에는 유치원 생활에 적응하는 것 같이 보였다.
하지만 아이는 이 때부터 떼부리기가 심해지고 짜증을 내는 증상이 생기면서 엄마와 관계가 악화됐고 급기야 병원을 찾게 됐다. 온통 엄마와의 분리 불안으로 가득 차있는 아이가 친구들과의 관계 형성에 쓸 에너지가 남아 있었을까? 그때까지 또래와의 경험이 전무 했던 K로서는 어린이집 생활이 공포스러웠을 것이다.
서너살 나이는 누구나 자기 중심적이고 때로는 상대의 영역을 침범하기도 하는 시기라 다툼이 있기 마련이다. K로서는 ‘친구들이란 참으로 위협적이고 위험한 존재들’이란 생각을 갖게 되는 게 어쩌면 당연하다. 사회성을 키워주려는 부모의 의도 와는 달리 K의 또래에 대한 첫 경험은 자신을 더욱 소극적인 아이로 만들었다. 욕구 불만이 쌓이면서 집에서 떼부리기가 심해지고 자해까지 하기에 이른 것이다.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은 엄마와의 애착관계에서부터 시작된다. 아이는 옹알이를 할 때 이를 받아주고, 자신이 웃을 때 눈을 보며 미소를 보여 주는 엄마의 반응을 보며 ‘대인관계의 기본틀’을 형성한다.
애착형성이 불안정한 아이들은 이후 또래 관계를 비롯한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게 마련이다. 아이를 사회적이고 친구 잘 사귀는 아이로 키우고 싶거든 먼저 부모와의 관계에서 기초공사를 잘해야 한다. 놀이방이나 어린이집 등에 일찍 보내면 사회성이 거저 키워진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아이가 ‘아직은 엄마와 떨어질 준비가 안 되었어요.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요’라고 신호를 보냈는데도 무시해 버리면 엄마에게 분노를 키우게 되고 그 분노는 고집이나 떼부리기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이호분(소아 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연세누리 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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