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만면에 미소 띤 채 '집으로'…비극적 귀가의 재구성

Է:2017-03-12 19:02
:2017-03-12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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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12일 오후 서울 삼성동 사저에 도착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10일 오전 11시22분: 탄핵 인용 선고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지난 10일 오전 11시 22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이정미 헌법재판소 권한대행은 이렇게 선고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정미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이 1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선고하고 있다.

이 권한대행은 22분간의 결정문을 낭독하면서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다. 하지만 피청구인은 최서원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권한 남용했고 기업의 재산권 침해, 기업 경영의 자유를 침해했으며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많은 문건을 누출한 것은 국가공무원법의 비밀엄수 의무를 위배한 것”이라고 밝혔다.

◆10일 오후 3시30분쯤: 청와대 "오늘 관저 머문다"
TV를 통해 이를 지켜보던 박 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전화해 사실관계를 재차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입장 발표는 없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헌재의 파면 결정이 나온 지 4시간이 지나서야 “서울 삼성동 사저 상황 때문에 이동할 수 없어 관저에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들은 헌재 선고 직후 회의를 열어 향후 대책을 논의 한 뒤 관저로 찾아가 박 전 대통령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퇴거 절차와 시기, 대국민 메시지 발표 여부 등을 논의했지만 박 전 대통령은 “드릴 말씀이 없다”는 말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헌재 탄핵 인용 선고는 즉시 효력이 발생하는 만큼 대통령 신분이 아닌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를 바로 나와야 한다. 그러나 이틀이 넘도록 아무런 말도 없이 청와대에 머물렀다.

청와대 참모진들은 박 전 대통령의 퇴거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4년간 빈 집으로 있었기 때문에 보수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었다. 대통령 비서실과 경호실 차원에서 대통령이 파면될 경우를 검토했지만 박 전 대통령은 “물러날 만한 죄가 없다”고 확신하면서 탄핵이 인용되지 않을 것을 기대했었다. 참모들이 파면 이후에 대해 대책을 논의하는 것조차 불편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뉴시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결정한지 사흘째인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에 이삿짐 트럭이 짐을 가득 싣고 나오고 있다.

◆11일: 삼성동 사저에 도배
탄핵 인용 다음날인 11일부터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에는 청와대 직원들과 인부들이 드나들기 시작했다. 이날 장판, 벽지 등 도배 작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오전: 인터넷 설치, 오후: 가전제품 속속 도착
일요일인 12일 오전에는 인터넷 설치 기사가 삼성동 사저에 들어가 50분가량 머물렀다. 작업을 마치고 나오는 그는 “인터넷 설치를 했는데, 집 내부까지는 못 들어갔다. 안에는 경호팀밖에 없더라”고 말했다. 오후에는 벽걸이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이 속속 도착했다. 청와대 직원으로 보이는 정장의 남성들이 큰 트렁크를 옮기는 모습도 포착됐다.

사진=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 퇴거를 앞둔 12일 오후 서울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으로 청와대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서류가방을 들고 들어가고 있다.

◆12일 오후 6시: 청와대 "6시30분쯤 나간다"
이날 오후 5시가 넘어 외부에 있는 청와대 참모진 전원에게 경내로 들어오라고 통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박 전 대통령의 퇴거 시기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당초 청와대 안팎에선 13일 퇴거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됐었다. 하지만 12일로 일정을 앞당긴 이유는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민간인 신분으로 입장 표명도 없이 계속 청와대에 머무는 것에 대한 비난여론을 의식했을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대변인은 퇴거 시점을 묻는 취재진의 전화가 쇄도하자 “나가는 이동시간이 결정되면 어떤 식으로든 사전에 공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오후 6시 무렵 “오후 6시30분쯤 청와대를 나온다”고 전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삼성동 사저로 속속 집결하기 시작했다. 김진태, 윤상현 등 친박 의원들은 사저 앞 골목에 지지자들과 도열해서 박 전 대통령이 오기를 기다렸다.

사진=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 퇴거를 앞둔 지난 11일 서울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 지지자들 집결로 인해 혼잡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동 사저 주변은 지지자들이 속속 집결해 경찰, 취재진 등과 함께 인산인해를 이뤘다. 박 전 대통령을 마중하러 왔다는 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과격한 모습으로 변해갔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 수백명은 이날 오전부터 삼성동 사저 앞을 찾아와 탄핵무효를 주장하는 시위를 벌였다. 사저로 향하는 골목에는 ‘박근혜 국민대통령님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나붙었다.

◆12일 오후 6시 55분쯤: 박 전 대통령 관저 출발
박 전 대통령은 예상했던 시간보다 조금 늦은 오후 6시 55분쯤 관저를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직원들과 녹지원에서 인사를 나눈 박 전 대통령은 예정보다 늦은 시간인 7시17분에 청와대를 빠져나갔다. 


박 전 대통령은 사직터널과 독립문, 삼각지, 이태원, 반포대교, 올림픽대로를 거쳐 삼성동 사저로 이동했다. 취임 후 1476일간 대통령으로서 청와대에서 생활을 하다 '헌정 사상 최초의 탄핵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집으로 돌아간 셈이다. 


◆12일 오후 7시 39분쯤: 삼성동 사저 도착
삼엄한 경호를 받으며 출발한 박 전 대통령의 차량은 예상보다 빠른 7시39분에 삼성동 사저 골목에 도착해 차에서 내렸다. 골목에 진입하면서 지지자들을 향해 차 안에서 손을 흔들기도 했다. 차량에서 내린 박 전 대통령은 윤상현, 서청원, 최경환 등 친박 의원들과 개별적으로 인사를 나눴다. 

사진=SBS캡처

박 전 대통령은 탄핵으로 귀가한 것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지지자들을 향해 밝게 웃었다. 지지자들도 불명예를 얻은 대통령을 맞이했다고 볼 수 없을 정도로 격한 환호를 보냈다. 이날 공식적인 메시지는 직접 전하지 않았지만 대변인을 통해 진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취재진에게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 제가 안고 가겠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는 박 전 대통령의 입장을 대신 전했다.

4년 전 취임 당시 방송사들은 삼성동 사저부터 청와대까지 헬기로 박 전 대통령의 동선을 따랐다. 그러나 오늘 퇴거할 때는 갑작스런 탄핵과 예상보다 늦어진 귀가로헬기를 띄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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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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