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 부활의 징조다."
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이하 박사모) 공식 카페 '국민저항본부'에 가시면류관을 쓴 채 십자가 고난을 당하는 예수의 모습을 코스프레 한 집회 참가자의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일 박사모 공식 카페 '국민저항본부'에는 "어제 청와대길 십자가 진 예수님 등장!"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이 공개됐다.
글쓴이는 "가시 면류관 쓴 예수님이 맨발에 십자가를 진 채 고난의 행군에 나타나셨다"면서 "박 대통령님 부활의 징조다"라고 주장하며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서 한 남성은 가시 면류관을 쓴 채 십자가를 진 예수 복장을 하고 맨발로 행진중인 모습이 담겨있다. 하얀색 옷에 묻힌 빨간색 물감은 십자가에 고난을 당한 예수의 피를 상징한 것으로 보인다.
이 남성의 좌우로는 또 다른 박사모 회원으로 추정되는 남성들이 태극기를 들고 함께 행진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해당 사진은 지난 1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진행된 탄핵 반대 집회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사진을 본 박사모 회원들은 "지금의 가시밭길을 용감히 뚫고 나갑시다. 할렐루야" "박대통령님께서 홀로 겪고 계시는 정신과 육신의 고통에 동참하시는 애국 열사님은 현 시대에 볼 수 없는 순교자라는 생각을 하며 무한한 감사와 존경을 드린다"고 반응했다.

이 사진은 박사모 공식 카페뿐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삽시간에 확산되며 논란을 일으켰다. 네티즌들은 “박대통령을 고난을 겪고 있는 예수로 표현하다니 저급한 코스프레다”고 비난했다. 또 일부 네티즌들은 "정치 문제에 종교는 개입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노골적으로 탄핵 기각 촉구 시위와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라고 교인들을 독려한 교회 목사도 있다”고 지적하며 “기독교인으로서 우리가 욕보인 오늘날 예수의 모습이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월 박대통령 측 탄핵심판 사건 변호인 서석구 변호사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2차 변론에서 박 대통령 탄핵을 ‘십자가를 진 예수’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국회가 다수결로 (탄핵안을) 통과됐음을 강조하는데 소크라테스는 사형됐고, 예수도 군중재판으로 십자가를 졌다"며 "다수결로 선동하는 여론에 의해 민주주의가 위험하다"고 발언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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