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한진해운 투자 130억원 어쩌나 “총장 담화문 발표”

인천시민단체들이 인하대 최순자 총장이 27일 한진해운 투자 실패에 대한 담화문을 발표한 것과 관련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최순자 총장은 이날 “㈜한진해운 파산선고로 인하대가 투자했던 130억 원을 회수하기 어렵게 됐다”며 “대학기금의 안정적 운용을 위해 원칙을 준수하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예상치 못한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인해 손실이 초래된 것은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는 “경악스러운 사건이 아닐 수 없다”고 논평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대학발전기금은 학생들의 등록금과 교수, 동문들의 모금과 노력으로 조성된 소중한 기금”이라며 “이 기금은 학생들과 교수들에 대한 각종 지원과 교사확충 등에 쓰여지는만큼 기금의 자산운용은 ‘안정성’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여러 가지 정황을 볼 때 과연 이번 투자가 과연 경영판단의 합리적 근거에 의거했는지 의심이 든다”면서 재단의 개입의혹을 제기했다.

최순자 총장이 취임한 후에 이루어진 2015년 6월 30억원과 7월 50억원 등 두 차례의 재투자는 조양호이사장이 한진해운의 대표를 맡고 있던 시기에 일어났다는 것이다.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던 한진해운이 같은 계열사인 인하대학교에 재투자를 종용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이 단체는 또 “기금운용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원칙이 지켜졌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면서 “최총장은 기금운용위원회의 가이드라인과 투자전문회사의 분석과 자문을 구하는 원칙을 지켰다고 항변하고 있으나 많고 많은 우수한 등급의 회사들을 제쳐두고 왜 당시 회사채 신용등급이 투자적격등급 중 가장 낮은 BBB- 등급인 한진해운을 선택했는지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측은 “투자회사와의 특수한 관계(계열사)라는 이유 외에는 마땅히 경영의 합리적 판단이라고 볼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다”며 “결국 형식적 요건만 거쳤을 뿐 실제 최종결정은 최순자 총장의 자체 판단에 따른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질타했다.

2012년에 발행한 한진해운의 채권은 2012~13년에 대규모 적자와 경영악화가 장기화 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시장에서 액면가의 60%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였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는 “상식적으로 해운산업이 좋은 투자처가 아니고 파산할 수도 있다는 개연성은 이미 충분히 존재하고 있었다”며 “일각에서는 조양호 이사장에 대한 과잉충성의 결과물 이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역설했다.



시민단체는 “무리한 투자로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학생들과 교수, 동문들”이라며 “얼마 전 지역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대학 내 불법 건축물의 원인은 부족한 교사 문제였고, 송도 제2캠퍼스 건립 문제도 결국 투자재원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는 “학생들의 등록금과 동문들의 소중한 성금으로 모아진 알토란같은 130억 원이 투자실패로 한순간에 증발됐는데도 총장의 담화문 어디에도 책임지겠다는 표현이 없다”며 “이유를 불문하고 최순자 총장은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고, 조양호 이사장은 공개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시민단체는 “이번 과정에서 불법적 강요와 절차적 하자가 있었는지, 업무상 배임여부에 대해 법적 검토를 할 것”이라며 “필요하면 검찰고발을 통해 민·형사상 책임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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