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폭로자’로 알려진 K스포츠재단 노승일(41) 부장이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직접 쓴 메모를 법정에서 공개했다.
최씨는 자필 메모가 공개되자 당황한 듯 “황당하다”며 울먹였다.
노 부장은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7차 공판에서 “최씨는 지시를 할 때 항상 포스트잇에 메모해 전달했다”며 메모 5장을 공개했다.
노 부장이 공개한 메모에는 ‘1. 무주(태권도). 2. 대구(육상) 배드민턴. 3. 인천 4. 하남. 5.세종 등’ ‘각 체육단체 산하기관’ ‘주 산하기관 예산표’ ‘주 산하기관 공모사항’ ‘포스코 스포츠단 창설 계획안’ ‘포스코 스포츠단 창설안’이라고 적혀 있다.
노 부장은 “최씨는 5대 거점 사업과 관련해 무주, 대구, 인천 등 지역을 얘기하면서 ‘이쪽으로 지역을 알아봐라’라고 했다”며 “최씨는 또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되면서 협회 연맹을 만들라는 지시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스코 스포츠단 창설 계획안도 종목, 예산, 훈련계획으로 나눠 지시했다”며 “대통령 멕시코 문화행사와 관련해 K스포츠재단이 들어가는 부분을 분 단위로 나눠 적어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노 부장은 “이 메모는 모두 최씨가 자필로 작성한 것”이라며 “더블루케이 사무실 등에서 가진 회의에서 제게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씨 측 변호인은 “문건 자체에 ‘노 부장이 이런 조치를 하라’는 지시가 있는가”라면서 “최씨의 서류를 일일이 거둬서 갖고 있던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노 부장은 “필적 조회, 감정을 해도 된다”며 “최씨는 지시하는 내용을 포스트잇에 적어 줬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저를 그렇게 나쁜 놈으로 보지 마라”며 “이 자리까지 오기 굉장히 힘들었다”고 강조했다.
최씨도 직접 제출된 메모에 대한 의견을 말했다.
최씨는 “모든 것을 정황상 저한테 전부 다 떠넘기려는 것 같은데 저는 그런 의도로 일한 것이 아니다”라며 “노 부장은 제가 직접 전달했다 하는데, 이런 것들을 다 사전에 모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마치 K스포츠 재단을 제가 직접 운영하고, 사익을 추구했다고들 하는데 저는 그런 목적에서 한 것이 절대 없다”며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울먹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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