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1·구속기소)씨 재판에서 이승철(58)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부회장이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미르·K스포츠재단 통합재단을 맡는 것이 '최 여사님 뜻'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최 여사는 최씨를 가리키는 말로, 검찰은 재단 운영 및 인사에 최씨가 깊이 관여한 정황이라고 강조했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에 대한 5차 공판에는 이 부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부회장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의혹이 제기되자 안 전 수석이 해결방안을 마련해보라고 지시했고 미르·K스포츠재단 해산 후 통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안 전 수석이 전화해 VIP(대통령)에게 제가 제안한 해결방안과 동일한 방안을 지시받았다면서 대통령 지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두 재단의 통합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정 전 이사장 등이 "최여사님 뜻"이라며 이사진 참여를 전경련 측에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이 부회장은 "정 전 이사장 등 재단 관계자 3명이 이사 참여를 두고 옥신각신했는데, 정 전 이사장이 이용우 전경련 상무에게 자신이 통합재단 이사장을 맡는 것이 '최여사님 뜻'이라고 했다고 들었다"며 "최 여사님 뜻이라며 어디가서 말하지 말라고 했다고 보고 받았다"고 진술했다.
검찰이 "전경련 관계자들은 정 전 이사장이 말한 최 여사가 최씨이며 재단 인사 운영에 관여한다는 것을 알게 됐냐"고 묻자, 이 부회장은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하다가 임원이 직접 듣고 보고하니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했다"며 "(정 전 이사장이 최씨를 직접 거명한 것은)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정 전 이사장이 최씨를 언급해 안 전 수석에게 바로 연락했다"며 "최씨 이야기가 나와 큰일났다 싶어 전화했는데 안 전 수석이 '해결하겠다'며 놀라지 않아 의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전 수석이 이후 전화해 '정 전 이사장은 물러나는 것으로 했다'고 말했다"며 "당시 '사태가 잠잠해지면 그때는 모르겠지만 일단 물러나는 것으로 했다'는 뉘앙스를 듣고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정 전 이사장은 최순실씨가 다녔던 스포츠마사지센터의 원장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씨의 추천으로 K스포츠재단 이사장을 맡았다.
검찰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강요, 강요미수, 사기 미수 등의 혐의로 최씨를 재판에 넘겼다.
최씨와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과 공모해 전경련 회원사인 대기업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총 774억원의 출연금을 강제로 내도록 했다는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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