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국정농단 사건 핵심증거인 자신의 업무수첩이 증거로 채택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회 공판에서 안 전 수석 측 변호인인 홍용건 변호사는 “업무수첩 사본의 증거 채택을 부동의한다고 했는데 본인의 업무수첩 아니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기본적으로 압수수색 과정에서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이고 예비적으로 내용을 부인한다는 취지”라고 대답했다.
업무수첩에는 안 전 수석이 청와대에서 근무하던 시절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사항과 진행 경과를 자세하게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은 조사를 받으면서 대통령 지시사항을 그대로 받아적은 것이라고 했다. 구치소 방문 청문회 자리에서도 수첩에 지시사항을 받아적었다고 말했다”며 “증거 부동의는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거가 법정에 제출되는 것을 막겠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탄핵심판을 지연시키고 막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안 전 수석 본인만의 판단이 아니라 조직적인 저항의 배후에 대통령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 변호사는 “증거 채택에 부동의하는 것은 피고인의 권리”라며 “의견을 밝힌 것뿐이다. 재판부가 증거능력 인정하고 채택하면 그만이다. 검찰이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반발했다.
이어 최씨 측 이 변호사는 “한 시대의 획을 긋는 재판이기 때문에 검찰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실체적 진실을 가리는 형사법정에서 막연한 추측으로 대통령과 변호인이 사전에 연락해 탄핵을 지연시키기 위한 수단이라는 감정 섞인 얘기는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은 최씨의 태블릿PC,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통화녹음 파일과 함께 검찰이 국정농단 사건 수사의 핵심으로 삼는 증거물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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