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여정부 시즌 2로는 촛불이 요구하는 개혁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우회적 비판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정부는 참여정부 시즌2가 아닌 ‘촛불공동정부’여야 한다”며 “재벌 개혁에 실패하고 불평등을 심화시킨 참여정부를 재현하는 ‘참여정부 시즌 2’로는 촛불이 요구하는 근본적인 개혁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참여정부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집권 시기다. 노 전 대통령의 핵심인사로, 지금 대권을 놓고 당내에서 경쟁하는 문 전 대표를 박 시장은 참여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간접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기득권에 안주한 패권정치, 구태의연한 여의도정치는 청산의 주체가 될 수 없다. 새로운 시대의 중심이 될 수 없다”며 “민주당이 새로운 시대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패권정치, 여의도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모든 권력을 독차지하려는 폐쇄적인 행태를 버리지 못하면 촛불혁명을 완수할 수 없다”며 “대세론은 강하게 보이지만 고립된 ‘나홀로 함대’에 불과하다”고 했다. 지지율 1위 문 전 대표의 대세론을 향한 지적이다.
박 시장은 “촛불혁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을 가진 담대한 혁신가, 유능한 혁신가가 필요하다”며 “정권교체를 반드시 실현하기 위해서는 뜨거운 촛불민심과 연대할 ‘민주연합함대’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재벌에 휘둘리지 않고,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차별과 불공정에 맞서서 촛불민심을 대변하는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며 “구시대의 기득권 정치, 재벌에 집중된 경제권력을 청산할 차기 정부를 감히 ‘촛불공동정부’라 부르고자 한다. 촛불공동정부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화와 통합정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반특권 개혁정신, 고 김근태 선배의 민주주의 정신을 이어받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차기 정부는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로 나아가는 정부다. 민심은 한국사회의 대개조, 공정한 대한민국을 갈망하고 있다. 차기 정부는 박정희 이래의 누적된 적폐를 청산하고 구체제에서 각종 특권을 누린 기득권 세력을 타파할 임무가 있다”며 “나는 민주연합함대를 구축해 대선에서 승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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