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시에서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가 조류인플루엔자(AI)로 폐사했으나 방역당국은 고양이 살처분은 없다고 못 박았다.
2일 감용상 농림축산식품부 방역관리과장은 “길고양이 포획이나 살처분 계획은 전혀 없다”며 “AI로 확인된 것도 아닌데 무작위로 잡아서 살처분한다는 것은 동물보호법 위반 소지가 상당하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다만 검사 결과 양성으로 확인된 개체는 법에 살처분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현장교육을 통해 차단방역조치는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류 인플루엔자의 포유류 전염이 확인되면서 새보다는 고양이를 통해 인체에 감염될 소지가 많다는 지적에 대한 대답이다.
특히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캣맘’의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뉴욕에서는 동물보호센터에서 근무하는 수의사가 센터에 있던 고양이로부터 H7N2형 저병원성 AI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홍정익 질병관리본부 위기대응총괄과장은 “조류에서 사람으로 전파되는 것보다 포유류간 전파가 용이하다는 결과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며 “원래 사람 독감도 조류로부터 감염돼 유행하는 것으로 조류에서 포유류로 넘어온 바이러스가 포유류 안에서 유행할 수 있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밝혔다.
홍 과장은 “사람이든 다른 동물이든 조류와 접촉해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인이 있는 고양이나 개는 집안에 가둬 조류와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길고양이를 분풀이 대상으로 삼거나 잔인하게 학살하는 사건이 비일비재한 상황에서 AI감염이 핑곗거리가 되지 않을지 걱정하는 분위기도 있다.
김 과장은 “상식적인 차원에서 도심지에 떠돌아다니는 고양이로 인한 리스크가 얼마나 있는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길고양이와 접촉은 최대한 삼가자는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규 식품산업정책실장은 “길고양이를 다 잡아 처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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