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는 플래카드를 자신의 아파트 베란다에 내건 네티즌이 입주자대표회장과 주고받은 카톡 내용이 온라인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입주자회장은 탄핵 현수막이 아파트 미관을 해친다며 철거를 요구했는데요. 이 네티즌은 재치 넘치는 답변으로 회장의 사과를 받아냈습니다.
네티즌들에게 ‘시원한 사이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게시글은 지난 28일 오후 클리앙에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아파트 입주자회장이 탄핵 현수막을 내려달라고 카톡을 보내왔다면서 주고받은 메시지를 공개했습니다.
카톡 메시지는 회장과 대표가 나눈 대화인데요. 글쓴이는 동대표로 추정됩니다. 먼저 회장이 “베란다에 그것 좀 내리시면 안되나요?”라고 정중하게 부탁합니다.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를 듭니다. 이에 “회장이 개인 사생활 공간까지 관여하나요?”라고 답합니다.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이지요. 그러자 회장은 “입주자대표회고 감사이신데. 그러는 것이 좀...”이라며 말끝을 흐립니다.

글쓴이는 동대표이자 아파트 회계를 살펴보는 감사 역할도 맡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이런 거 신경 쓸 시간있으면 이전 기수에서 빼돌린 것 검찰 고발조치할거나 제대로 해주세요”라고 쏘아붙입니다. 회장은 청와대 근처에 있는 아파트이기 때문에 품위와 인상을 생각해 달라며 재차 철거를 부탁합니다.
그러자 화가 난 동대표는 아파트 관련 입찰을 문제 따지며 “다시 이런 소리하면 플래카드에 대통령 이름 떼고 회장 이름을 붙여 걸어두겠다”고 엄포를 놓습니다. 뜻밖의 말을 들은 회장은 이내 사과하고 맙니다.
글쓴이는 “품위는 투명하고 일처리와 입주민들 간의 배려에서 나온다”며 “회장 탄핵 플래카드도 만들어 붙여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네티즌들은 속이 다 시원하다는 반응입니다. ‘뜻밖의 회장 청문회’라는 댓글도 이어졌습니다.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아파트 베란다에 탄핵을 요구하는 플래카드가 전국적으로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촛불민심과 함께 국민들의 분노가 표출된 것인데요. 청와대 인근 아파트에도 내걸렸다고 하니 무겁게 받아들일 일입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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