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태권도협회가 노사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협회는 구속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 2차관의 스포츠농단 사례로도 나온 바 있어 양측의 갈등이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서울시태권도협회지부는 13일 서울 중랑구 서울시체육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재규 서울시태권도협회 관리단체위원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노조 측은 김종 전 차관의 측근인 정 위원장이 협회를 장악하려 하고 노조 관계자에게 인사불이익을 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위원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노조는 기자회견에서 “2013년 협회 부회장이자 심사감독관을 지낸 정 위원장은 선임되자마자 ‘내 뒤에 빽있다’며 김 전 차관과의 인맥을 과시하던 인물”이라며 “관리위원장 선임 후 협회의 관리단체 지정에 반발해 투쟁한 조합원, 비정규직, 직원 등 총 5명을 대기발령 및 직위해제 조치했다”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이 인사를 통해 ‘눈엣가시’를 제거하고 협회를 장악하려한 것이라고 노조는 주장했다.
이어 노조는 “김 전 차관이 2013년 협회에 대해 규정에도 없던 부당한 특별감사를 시행하는 등 정상 조직을 관리단체 지정이라는 제도를 이용해 장악하려던 의혹이 언론보도를 통해 제기됐다”고 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5월 20일까지 서울시태권도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하고 결과를 통보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결과를 통보하지 않으면 서울시체육회에 대한 권리사항을 제한하거나 각종 지원사항을 중단·회수·감액하겠다고 전했다. 결국 지난 6월 10일 서울시체육회는 임원 총사퇴로 인한 집행부 부재의 사유로 태권도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했다.
노조는 “정 위원장이 협회 정상화를 위한 노력은커녕 자문, 감사 등 선정기준도 없는 각종위원회를 만들고 사조직화 하는데만 열중하고 있다”며 “협회를 장악하기 위한 시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노조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정 위원장은 협회 관계자들에게 “문체부의 체육행정을 결정지을 수 있는 탑 매니지먼트하고도 교류가 된다.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등 한양대 체육대학 때부터 형님, 형님 하는 빽도 있다. 내 뒤에는 지금 수많은 사람들이 응원을 해준다” 등의 말을 했다.
이에 대해 정 위원장은 “관리단체위원장 부임에 있어 김 전 차관의 추천은 없었고 전혀 무관하다. 서울시체육회장을 겸직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종 결정한 것”이라며 “김 전 차관과 한양대 동문인 건 사실이지만 12년 차이”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또 그는 “협회 직원들이 전 집행부의 영향을 많이 받아 내 말을 잘 듣지 않아 훈시 차원에서 한 얘기”라고 해명했다.
직원 징계와 관련, 정 위원장은 “간부 2명은 부임 전 대한체육회 특별감사를 통해 징계를 주라는 공문이 내려와 직위해제를 내린 상황”이라며 “나머지 3명은 상급자인 A사무관에게 업무지시 불이행·폭행 등 하극상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대기발령 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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