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송 로코 ‘목숨 건 연애’… 하지원 심폐소생 덕분에

Է:2016-12-08 22:33
:2016-12-0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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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제공

가볍디가벼워 날아가 버릴 것만 같은 영화 ‘목숨 건 연애’를 간신히 붙잡은 건 배우 하지원이었다. 8일 시사회 이후 간담회에서 나온 송민규 감독의 갑작스런 참회가 그리 놀랍지 않았던 이유다.

“촬영하면서 제 자신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원씨는 커다란 바다 같은 배우입니다. 그 배우를 제가 온전히 쓸 수 없었죠. 저는 컵 크기 정도 밖에 안 되는 감독인 듯합니다. (하지원의 역량을 화면에) 다 담고 싶었는데 능력이 안됐습니다.”

8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CGV에서 열린 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인 ‘목숨 건 연애’는 분명 색다른 로맨틱 코미디였다. 유쾌 발랄한 분위기에 스릴러 요소를 곁들였다. 연쇄살인사건을 배경으로 범인의 정체를 찾아가는 내용이다.

주인공 한제인(하지원)은 추리소설작가다. 각종 범죄 사건에 빠져 살다 보니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많다. 무고한 이웃 사람들을 의심해 유괴·살인 등 혐의로 경찰에 수시 신고한다. 오죽하면 ‘이태원 민폐녀’로 통할 정도다. 소꿉친구인 경찰 설록환(천정명)이 그를 애써 비호한다.


동네(이태원)에서 발생한 연쇄살인사건을 신작의 소재로 결정하면서 제인은 사건에 직접 연루된다. 어느 날 위층에서 들려온 수상한 소리에 윗집 남자를 범인으로 의심한다. 알고 보니 며칠 전 길가에서 우연히 만난 이상형 제이슨(진백림). FBI 프로파일러인 그는 범인 잡는 걸 도와주겠다며 제인 곁을 맴돈다. 한 여자를 사이에 둔 두 남자. 로맨스는 점점 무르익는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코믹 화법을 유지한다. 하지만 웃기는 방식이 올드하다. 대사는 가볍고 유치하며 오그라든다. 결론에 이르는 과정도 단순하다. 특히 제인이 긴박한 위기상황마다 냄새가 지독한 방귀를 뀐다는 유머는 너무 일차원적이라 헛웃음이 난다.

제인 캐릭터 설정 자체가 ‘무리수’였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인물이 설득력을 잃지 않은 건 하지원의 힘이었다.


극 중 강도 역으로 호흡을 맞춘 오정세는 “사실 고민이 많았다. 특히 하지원이 방귀 뀌는 신과 마네킹 흉내 내는 신은 시나리오로 봤을 때 너무 어이가 없어서 (관객에게) 공감이 안 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하지원이 연기했더니 사랑스럽더라”고 말했다.

하지원은 가벼운 캐릭터에 대한 갈증으로 이 작품을 선택했다. 그는 “‘기황후’(MBC ·2013) ‘허삼관’(2014) 등에서 너무 무겁고 진지한 역할을 하다보니까 가벼운 시나리오가 그리웠다”며 “로코에 스릴러가 곁들여진 점이 색다르면서도 쫄깃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어디로 튈지 모를 전개가 흥미롭긴 하다. 일반적인 로코에서 벗어나 도전을 시도한 점도 높이 살만하다.


여전한 소년미를 자랑하는 천정명은 풋풋함과 애틋함을 자아냈다. 진백림은 영어 대사와 격렬한 액션을 소화하는 데 애를 썼다. 오정세의 존재감이 상당하다. 이들의 중심에는 역시나 하지원이 있다.

“내 선택에 대해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편”이라는 하지원은 “내가 좋아하는 영화 촬영을 할 때 현장에서 에너지를 남겨 두지 않는다. ‘다음에 써야지’ 하면서 힘을 비축해두는 게 없다. 최선을 다해야 후회가 없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찍을 때마다 목숨을 건다”고 했다. 14일 개봉.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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