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 집회 현장…청와대 코앞에서 울려퍼진 "하야하라" 함성

Է:2016-12-03 17:14
:2016-12-0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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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까지 50만명 청와대 포위

“박근혜는! 하야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 “하야~ 하야하야 하야하야하야야!”

 사상 최초로 청와대와 불과 100m 떨어진 서울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3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함성이 울려퍼졌다. 이들 앞을 경찰 차벽이 가로막았지만 성난 민심의 목소리와 호루라기 소리가 청와대로 전해지는 것을 막을 길은 없었다. 이른 시각부터 많은 시민들이 몰려들면서 오후 5시 기준으로 주최측 추산 50만명이 청와대를 포위했다. 인파가 많은 탓에 서울지하철 5호선은 광화문역에 정차하지 않고 운행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6차 촛불집회가 열린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성호 기자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주말 6차 집회가 열린 이날 오후 4시부터 시민들은 본 행사에 앞서 청와대 방면 3개 경로로 천천히 행진했다. 지난달 29일 박 대통령이 발표한 3차 대국민담화가 오히려 불난 민심에 기름을 끼얹으면서 이번 집회에는 ‘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이라는 이름까지 붙었다.

 이날 행진은 청와대 동, 남, 서쪽방향으로 100m까지 접근해 에워싸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동편으로는 청와대 춘추관쪽 진입로인 팔판동 126맨션 앞, 남쪽은 청와대 사랑채 근처인 자하문로16길 21, 서쪽은 효자치안센터 앞으로 이어지는 경로다.

 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은 자신의 거취를 국회에 떠넘긴 박 대통령에게 즉각 퇴진할 것을 요구했다. 4월 퇴진을 당론으로 정한 새누리당도 해체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시민들은 '구속'과 '탄핵'을 번갈아 외치거나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청와대 방향으로 함성을 지르며 포위를 이어갔다.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도 점심 무렵부터 모여든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첫눈이 내린 지난주와 달리 이날은 최고기온이 10도에 달하는 등 따듯한 날씨 덕분에 가족 단위 시민들이 한층 늘어난 모양새였다.

 광화문 광장에 모인 시민들 손에는 ‘박근혜 퇴진’, ‘박근혜를 구속하라’ 등의 피켓이 들려있었다. ‘안전한 나라에 살고 싶어요’라고 적힌 노란 풍선을 든 아이들도 있었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중앙 무대에서 ‘하야가’가 흘러나오자 익숙한 듯 큰 소리로 따라부르기도 했다.

 해학과 풍자도 돋보였다. 광화문 광장 중앙에는 ‘탄핵은 사치요, 하야는 낭비다. 박근혜 사형 중 극형'이라는 문구와 함께 포박된 박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는 대형 인형도 등장했다. 왼편에서는 ‘광장신문’이라는 제호가 붙은 신문이 배포됐다. 신문 1면에는 ‘박근혜 전격 구속’이라는 문구와 함께 박 대통령의 사진이 실렸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6차 촛불집회가 열린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성호 기자

 ‘내가 이러려고…’라는 문구가 적힌 적힌 닭과 그 닭을 움켜진 커다란 사람 손 모형도 한쪽에 등장했다. 한 시민은 전시된 닭의 몸통에 ‘박근혜 퇴진’을 붙이기도 했다. 또 다른 시민은 ‘오늘 저녁 청와대로 가서 미친 닭 통닭구이 해 버립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보이며 분노를 표출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6차 촛불집회가 예정된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예술인행동단 '맞짱'이 감옥에 갇힌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그리고 차은택을 연기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축제를 방불케하는 분위기도 조성됐다.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사물놀이패는 장구와 북을 치며 광화문 광장을 무대로 흥겨운 사물놀이 한마당을 벌였다. 부모님과 함께 광장에 나온 아이들을 위해 ‘내가 생각하는 민주주의를 그려보세요’라는 행사도 마련됐다. 한 아이는 태극기를 정성스레 그리렸고 또 다른 아이는 검은색 크레파스로 도화지 한쪽을 색칠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6차 촛불집회가 예정된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단체들이 촛불과 피켓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윤성호 기자

 대구에서 올라왔다는 30대 남성은 ‘박근혜는 하야하라’라고 적힌 차량용 스티커를 무료로 나눠줬다. 초를 종이컵에 끼워 무료로 나눠주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박근혜 퇴진두유도 등장했다. 요리 커뮤니티 ‘82쿡’ 회원 10명은 두유와 초코파이를 시미들에게 나눠줬다. 이 모임의 자원봉사자는 “지난주에는 1만잔 커피와 차를 제공했는데 안전 문제가 우려돼 이번 주에는 초코파이 500개와 두유 1만1000개를 준비했다”며 “생각보다 소진 속도가 빨라 두유 5000개를 추가로 주문한 상태”라고 했다.

 경찰은 이날 258개 중대 약 2만여명의 경력을 집회에 투입했다. 오후 5시 현재까지 경찰과 시위대간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주최측은 이날도 참가 인원이 100만여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했다.

전수민 기자, 사진=윤성호 기자 suminis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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