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사진학교 첫 졸업식

Է:2016-11-30 14:50
:2016-12-0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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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사진학교 첫 졸업식
30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1층 로비에서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국내 유일의 노숙인 사진전문학교인 ‘희망아카데미’ 1기 졸업생 30명이 졸업장을 받았다.

“교육에서 배웠던 ‘사진은 빛의 예술이다’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우리는 사진을 통해 빛을 찾았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노숙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객석의 졸업생들 사이에서 이희남씨가 앞으로 나와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사진작가 조세현씨가 마이크를 잡았다. 2012년부터 ‘조세현의희망프레임’이라는 비영리단체를 운영해온 조씨는 올해 서울시와 함께 희망아카데미를 개설해 학장을 맡고 있다.

그는 “20년 넘게, 30년 가까이 교육현장에서 사진을 가르쳐 왔지만 이번처럼 특별한 학생들은 없었다”면서 “희망아카데미를 시작할 때만 해도 몇 명이나 졸업할까 걱정을 했는데 이렇게 30명이 졸업장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 특별한 졸업식에 참석했다. 박 시장은 “졸업이란 게 시작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 파이팅 하자”며 졸업생들의 새 출발을 격려했다.

이날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의 가족이나 친구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피아니스트 노영심씨가 참석해 졸업생들과 기쁨을 나눴다. 노씨는 시인 김용택, 배우 이서진, 베스트셀러 작가 혜민스님 등과 함께 희망아카데미 강사로 나서기도 했다.

희망아카데미 졸업생들은 빅이슈코리아, 비전트레이닝센터, 열린여성센터, 가나안쉼터, 정릉희망의집 등 노숙인 시설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지난 7월 입학식을 시작으로 매주 목요일마다 5개월간 총 18회의 교육과정을 수료했다.

이가형 조세현의희망프레임 매니저는 “사진을 촬영하려면 스스로 프레임을 구성하고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희망아카데미는 사진과 인문학 교육을 통해 노숙인들이 자신의 정체성과 목표를 찾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또 “35명이 입학해 30명이 졸업했다”며 “오늘 졸업한 30명은 거의 모든 수업에 다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2년 전에 비전트레이닝센터에 들어가 알콜중독 재활훈련을 받고 있다는 신장석(44)씨도 이날 졸업생 중 한 명이다. 그는 “교육을 받으러 오면 뭔가 사람 대접을 받는 느낌이 들었다. 뿌듯하고 기뻤다”면서 “인생을 거의 포기하고 살았는데 다시 한 번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들은 졸업식 후 노숙인 시설로 돌아간다. 5개월 전의 그들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으로.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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