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때문에 실명됐다" 이별 통보한 여자친구 무고 혐의 20대 징역형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김기현)는 헤어지자고 하는 여자친구를 허위로 고소해 무고, 위증, 병역법 위반,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23)에게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대구지역 중견 건설업체 대표 아들인 A씨는 결별을 통보한 여자친구 B씨에게 “(여자친구)손가락으로 오른쪽 눈을 찔려 실명됐으니 결혼하자”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허위로 B씨를 고소한 혐의로 기소됐다.

 2년 전 의대생이라 속이고 접근해 5개월 정도 B씨와 사귀게 된 A씨는 B씨가 헤어지자고 하자 헤어지지 말자며 이야기 하는 과정에서 B씨에게 얼굴을 들이 밀었고 B씨는 손으로 A씨의 얼굴을 밀었다.
 A씨는 이후 대구 모 종합병원에서 ‘외상성 시신경 병증’ 확진 진단서를 발급 받은 뒤 B씨에게 결혼을 요구했고 이를 거절하자 B씨가 손가락으로 눈을 찔러 실명했다며 과실치상 혐의로 B씨를 고소했다.

 또 병무청에도 이 진단서를 제출해 병역면제를 받았다. 손해보험 회사에도 보험금 8000만원을 청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과실치상 혐의로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됐지만 정식재판을 거쳐 올해 초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외상으로 인한 실명을 입증할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는 보험사기를 의심한 보험사 직원이 여러 병원의 안과 의료자문을 거쳐 A씨의 오른쪽 눈이 실명 상태가 아니라는 의견을 얻어낸 것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장기간 고통이 극심했던 점, 병역기피범죄의 죄책이 무거운 점 등을 고려해 엄벌이 불가피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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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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