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선거가 끝나고 하루가 지나서야 대선 패배 연설을 했다. 그는 젊은 여성들에게 “언젠가 누군가가 유리천장을 깨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의 주요 지지층인 앵그리 화이트(분노한 미국 백인 남성)를 염두에 두고 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힐러리 클린턴은 지난 9일(현지시각) 뉴욕 맨해튼에 있는 뉴요커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인정한 패배 연설을 했다. 대선 패배에 대한 충격이 컸던 그는 개표 당일 공식입장을 표명하는 관례를 깨로 트럼프에게 전화 통화로만 패배를 인정했었다.
하루가 지난 9일 대중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패배의 실망과 아쉬움을 드러냈다. 연설에서 클린턴은 지지자들에게 감사와 패배에 대한 미안함을 전하며 한때 감정이 복받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감정을 억누르며 연설을 시작한 그는 “지금의 고통이 아주 오래갈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번 선거는 국가를 위한 것이다. 트럼프는 모든 미국인을 위한 성공적인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한 그는 “열린 마음으로 그가 국가를 이끌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한 그는 “우리는 가장 높고 단단한 유리천장을 아직 깨지 못했다. 하지만 누군가는 곧 유리천장을 깰 것이며, 생각보다 빠를 수 있다”고 예견했다. “지금 나의 연설을 보는 소녀들은 자신이 강인하고 모든 기회와 행운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자신이 믿고 있는 가치를 위해 싸우는 데 모든 삶을 보냈다고 말한 클린턴은 젊은이들에게 좌절이 있어도 자신의 가치를 위해 싸우는 것을 절대 멈추지 말라고 조언했다. 클린턴의 이같은 연설을 들은 여성 유권자들은 눈물을 흘렸다.
한편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의 변수가 ‘앵그리 화이트맨’이었다고 분석했다. 분노한 백인 남성이라는 뜻의 앵그리 화이트는 중상층 백인 남성을 지칭하는 이들로 트럼프의 주 지지층이다. 문화적 헤게모니를 누렸던 5~60대로 이들은 여성에 대해 보수적이며 인종차별 성향이 강하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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