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씨의 지시로 만든 대통령 홍보 기획안 '천인보'에서 대통령과 유재석의 만남을 추진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9일 ‘차은택이 박근혜를 홍보하기 위해 유재석 이용하려 했다’는 글과 함께 ohmyTV 의 동영상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ohmyTV 채널 ‘팟짱’은 차은택 씨가 세운 홍보대행 회사 모스코스에서 입수한 ‘천인보’ 자료를 일부 공개했다. 다음은 ohmyTV 가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이다.
‘천인보’는 대통령이 임기 후반 3년 동안 국민 1,000명을 만나 소통한다는 계획이 담겨 있다. 대통령이 매주 택배기사, 분식집 주인. 택시기사 등 다양한 계층의 국민들을 만나 소통과 공감을 강조하기 위한 홍보기획안이다.
1,000명의 사람들 가운데는 소통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MC 유재석 씨와의 만남도 계획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천안문' 세부계획안에 공개된 자료에는 두 사람의 만남을 위한 스토리 예시가 구성돼 있다. 스토리는 이렇다.
#1. 청와대로 들어오는 유재석의 차
-밝은 표정으로 차에서 내리는 유재석.
-유재석: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청와대를 와 보네요! 와~엄청 설레요"
#2. 접견실에서 인사 나누는 대통령과 유재석
-유재석: "대통령님, 저를 이렇게 초대해 주셔서 정말 영광입니다!"
-대통령: "저야말로 국민 MC를 만나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3. 간단한 식사와 함께 이어지는 대화
-대통령: "유재석씨는 어떻게 그렇게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으신가요? 초통령이라고 들었어요."
-유재석: "제가 아이들과 정신연령이 비슷해서 아이들도 저를 좋아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대통령: "소통의 달인이신데 비결이 있으신가요?"
-유재석: "우선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대의 마음을 잘 이해해야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거든요"
-고개를 끄덕이는 대통령
-이후에도 유재석과 소통에 관란 이야기를 나누는 대통령
시나리오 처럼 박 대통령과 유재석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지난 5월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에게 "유재석 씨와 비슷하게 생기셨다"며 “유재석 씨가 진행을 매끄럽게 잘하고 인기도 좋은데 정책도 이렇게 매끄럽게 잘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해 화제가 됐다.
천인보가 만들어진 뒤 5개월이 지난 같은 해 8월, 청와대는 고은 시인의 시집 제목에서 따온 '만인보' 프로젝트를 구성했다. 이 역시 대통령의 대국민 소통 프로그램으로 매주 사회 각계각층의 사람을 만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천인보'와 비슷한 취지의 프로젝트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달 JTBC와의 인터뷰에서 "만인보는 고은 시인의 시집 제목에서 따온 프로젝트로 천인보는 들어보지도 못했다"고 해명했다.
동영상과 시나리오를 본 네티즌들은 "유느님(유재석)을 건드리다니"라며 “‘천인보’가 추진돼서 출연했으면 유재석까지 엮일 뻔 했다”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국민들과 소통 하는 것조차 잘 짜여진 시나리오에 의해 박 대통령은 움직인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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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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