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욱 총재 “최순실, 교주 아버지 최태민따라 배운 게 도둑질”

박근혜 대통령의 제부 신동욱(48·사진)공화당 총재는 5일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 파문과 관련, “최순실은 교주 아버지 최태민에게 보고 배운 것을 그대로 실행했다. 배운 게 도둑질이다. 피는 속이지 못하는 법”이라고 말했다.

신 총재는 3시간여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는 동안 정치인으로서 정국 해법을 제시하면서도 대통령의 가족에서 오는 착잡한 심정, 아픔 등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중저음이 섞인 특유의 말투로 “최태민은 의도적으로 박 대통령에게 접근했다. 순수하게 도움을 주었다면 권력형 비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민이 박 대통령과 ‘영적 부부’라고 했다는 보도(국민일보 2016년 10월 31일자 1면)와 관련, “최태민의 ‘영적 부부’ 발언은 스스로 자신이 ‘사이비 종교’ 교주임을 자인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하는 자괴감이 든다’고 담화문을 발표한 것에 대해 “속이는 사람에게 이기는 장사는 없다. 박 대통령은 최태민·최순실의 민낯을 40년 만에 본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신 총재와의 일문일답이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문을 읽어 봤나.
“20번도 더 듣고 읽었다. 정독하며 분석했다. 대중들은 담화문이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하지만 정치는 보이지 않는 이면의 세계가 진짜 정치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의 이름을 두 번 호명했다. 최순실이 몸통이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쓴 것 같다. 박 대통령이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하는 자괴감이 든다고 말한 것은 박 대통령의 자라온 인성을 고려할 때 엄청나게 큰 카드다. 사즉생(死卽生), 즉 모든 것을 다 내려놓았다는 의미다. 속이는 사람에게  이기는 장사는 없다. 박 대통령은 감쪽같이 속았다. 형제간의 정도 마다한 박 대통령이…, 최태민·최순실의 민낯을 40년 만에 본 것이다. 하지만 모든 책임은 대통령의 몫이다. 가장 큰 피해자는 국민이니까 말이다.”

-박 대통령이 사이비종교에 빠졌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이 최태민과 함께 한 것은 맞다. 하지만 세간에 소문처럼 사이비종교에 빠진 것은 아니다. 청와대 굿도 사실이 아니다. 청와대에서 몰래 수 시간이 걸리는 굿을 할 수 없다. 청와대 감시 시스템이 그렇게 허술하지 않다. 제가 보기엔 박 대통령과 최태민·최순실 일가와의 관계는 종교적인 인연보다 정치적 동지다. 하지만 대한구국선교단(이후 구국봉사단, 새마음봉사단으로 개명) 등 사(私)조직 또는 가신(家臣)조직을 운영한 것은 실수다. 박 대통령은 이제 최태민·최순실 일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노태우 대통령에게 언니(박 대통령)문제로 탄원하지 않았는가.
“그렇다. 박 대통령의 친동 생인  제 아내(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와 박지만 EG회장은 당시 노태우 대통령에게 탄원서 를 보냈다. A4용지 12장 분량이다. 이 탄원서의 주요 골자는 ‘언니(누나) 박근혜가 최태민에게 속고 있으니 구해 달라’는 것이다. 특히 두 남매는 최태민이 순수한 언니에게 교묘히 접근해 격리·고립시키고 있다. 
 유족이 핵심이 된 각종 추모사업체에 깊숙이 관여해 회계장부를 조작해 많은 재산을 착취했다고 주장했다. 탄원서를 제출했지만 가짜라는 말이 많았다.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언론의 관심도 없었고 찌라시 수준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사실은 그게 진실이었다. 실체적 진실…. 외롭게 투쟁한 사람이 바로 나와 아내다. 기자님도 아마 믿지 않았을 거다. 이제 믿겠는가.”

-박근령 전 이사장과 박 대통령 자매는 1990년 박 대통령이 이사장을 맡고 있던 육영재단 운영권에 대한 갈등이 심화되면서 벌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태민은 처음부터 박지만 회장과 박근령 전 이사장을 언니로부터 밀어냈다. 최태민은 ‘부정 타니 친·인척을 멀리하라’고 유도했다. 박지만 회장이 마약사건에 연루된 것, 제 아내가 의문의 이혼을 하고 미국유학을 간 것도 강한 의심이 든다. 최태민 일가를 진작 몰아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이런 어처구니 없는 희대의 사기극이 터졌다.”

-육영재단 운영권 문제로 언니와 다투었나.
“그건 잘못 알려진 사실이다. 최태민은 육영재단 직원들을 모아 놓고 혹세무민하는 말과 행동을 많이 했다. 한번은 ‘내 몸 속에 흰 피가 흐른다’고 직원들에게 말했다. 사람들이 그를 두려워했다. 꼼짝 못했다. 사이비 교주들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당시 박근령 전 이사장을 지지하는 ‘숭모회’라는 단체가 재단 고문을 맡고 있던 최태민이 박 대통령을 조종, 재단 운영을 전횡하고 있다며 퇴진을 요구했다. 
 이때 오해가 발생했다. 최태민에게 나가 달라고 요청하니 근혜 언니가 ‘측근을 나가라고 한 것은 곧 나를 나가라고 한 것’이라고 오해한 것이다. 사실 육영재단 운영권은 근혜 언니가 직접 제 아내를 삼성동으로 불러 이사장 직인을 준 것이다. 어머니 유지를 잘 받들라는 말과 함께 말이다. 하지만 언론들은 당시 상황을 주로 자매지간의 싸움으로 보도했다.”

-최태민이 당시 대통령 영애(근혜)에게 접근했는가.
“맞다. 최태민은 처음부터 순수하지 않았다. 40년 전부터 그들이 박 대통령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다. ‘현몽’ 편지는 그 다음 일이다. 최태민은 근혜씨를 권력 넘버2로 보고 그 권력을 이용하려 했던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 서거 이후 성북동으로 이사한 시기인 81년 최태민 최순실이 다시 등장했다. 그리고 82년 박근령씨가 풍산그룹으로 시집을 가자 최태민 최순실이 근령씨의 자리로 파고 들어 박근혜 영애의 집사, 비서 등을 하며 재산관리를 대신 했다. 서거한 육영수 여사를 봤다는 ‘현몽’ 편지도 믿을 수 없는 내용이다. 박정희 대통령 가문의 40년 흑막사가 참으로 안타깝다. 바로 잡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

-박근령 전 이사장은 이번 사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착찹한 심정이다. 분노하고 있다. 하지만 침묵하고 있다. 가족이란 이유로 일체 함구하고 있다. 언론의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기자님 전화도 받지 않았을 것이다. 이해해 달라. 대신 제가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저는 정치인이기도 하니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신 총재는 70년대 말 박근혜 대통령이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받은 위로금 6억원의 행방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당시 강남의 작은 아파트 한 채 값이 200만원이니, 6억원은 아파트 300채 값이다. 아내는 아파트 한 채 값을 받았고 박지만 회장도 당시 아파트 한 채가 있었다. 298채 아파트 값은 어디로 갔을까. 최태민 일가가 몰래 주머니에 넣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총재는 "최태민 최순실 모녀와 박근혜 대통령의 관계는 추운 겨울에 따듯한 방한복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90년 박근령 이사장의 탄원서를 기점으로 박근혜 영애의 피부가 됐고, 그 피부는 40년이 지나 오장육부가 됐다"고 결론을 맺었다.

그는 “친박 사람들이 최순실을 모른다는 것은 거짓이다. 곧 유권자의 심판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새누리당을 해체하고 탈당해야 한다. 또한 책임총리를 야권의 동의 받아 임명하면 국민이 다시한번 기회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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