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의 꽃선비 김윤성을 보고 ‘B1A4의 진영’을 떠올린 이는 많지 않았을 테다. 그저 ‘유망한 신인배우가 나왔으려니’ 했겠지. 첫 사극에서 연기 합격점을 받은 진영(본명 정진영·25)을 최근 서울 마포구 W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났다.
“솔직히 겁이 났던 작품이에요.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어요. 막상 이렇게들 좋게 봐주시니까 너무 신기해요.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웃음). 보람차고 행복하네요.”
극 중 영(박보검)과 라온(김유정)의 애틋한 사랑 뒤에는 윤성의 희생이 있었다. 오랜 벗을 위해 짝사랑하는 여인을 포기해야 하는 인물의 심정을 진영은 충분히 이해하고 연기했다. 특히 죽어가는 와중에 라온을 향해 끝까지 미소를 보인 건 그의 아이디어였다.
“윤성이라면 그럴 것 같았어요. 배려심이 많은 친구니까. 라온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을 거예요.”
어릴 때부터 연예인을 꿈꿨던 진영은 일단 연기에 도전했다. 고1 때 홀로 상경해 연기학원을 다니며 단역 생활을 시작했다. 진학 준비도 꾸준히 병행해 청주대 연극영화과에 수시 합격했다. 지금의 소속사를 만나면서 2011년 아이돌로 데뷔하게 됐다.
그룹 B1A4의 리더이자 프로듀서인 진영은 작사·작곡으로도 이름을 떨치고 있다. 못하는 게 없는 팔방미남이다. 가수와 배우를 겸하는 게 고단할 법한데 진영은 한사코 “힘들지 않다”고 했다. “좋아하는 일들을 하는 거니까 행복해요. 잠을 좀 못 자더라도 그건 제가 줄이면 되는 거고….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복이죠.”
말을 돌리고 돌려 몇 번을 되물어도 답은 같았다. 진영은 “체력적으로 힘들 때가 있더라도 정신적으로 힘들지 않으니 괜찮다. (지친) 몸은 자고 일어나면 회복되지 않나”라며 웃었다. 팬들이 붙여준 ‘긍정보이’라는 별명이 더없이 적절했다.
‘꿈을 이루었네요.’ 그의 말간 얼굴을 바라보다 문득 건넨 말. 그는 곧바로 대답했다. “아직 멀었죠. 이제 진짜 시작이라고 봅니다. 음악이든 연기든, 할 수 있는 걸 더 많이 해보려고요.”

-‘구르미 그린 달빛’ 반응이 굉장했다. 마친 소감은.
“너무 큰 경험을 한 것 같아요. 사극이란 걸 처음 해봐서 걱정이 많았거든요. 그래도 감독님과 작가님께서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부담을 덜 수 있었죠. 저한테 정말 의미 있는 작품이에요.”
-이전에 출연했던 작품들과 느낌이 좀 달랐나.
“연기라는 건 같지만 (이번에는) 이상하게 부담이 조금 더 컸던 것 같아요. 사극이라서 앞머리도 다 들어야 되고(웃음).”
-윤성을 마주한 첫 느낌은 어땠나.
“일단 캐릭터가 너무 좋았어요. 매력 있고 자상하면서 배려심도 깊고…. 모든 걸 가진 남자잖아요. 그 여유로움이 좋았고, 선과 악이 공존하는 모습도 어렵지만 매력적이었어요.”
-복잡한 감정을 표현해야 해서 더 어려웠을 텐데.
“일단 최대한 캐릭터 분석을 많이 했고요. 감독·작가님과 대본 리딩을 많이 하면서 계속 대화를 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인물의 성격이나 느낌을 조금씩 바꾸기도 했어요.”
-감정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은 없었나.
“딱히 그런 건 없었어요. 윤성이에게는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일들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 친구는 이렇게 될 것 같다’ 대충 예상이 가기 시작한 거죠. 웬만큼 다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또래 배우들과 함께한 현장이라 한결 편했겠다.
“확실히 그랬던 것 같아요. 공감대가 비슷하고 생각하는 것도 비슷해서 말이 잘 통했어요. 다 같이 너무 즐거웠던 거죠. 그렇게 연기를 하니까 더 시너지가 발휘된 것 같아요.”
-어떤 얘기들을 주로 나눴나.
“그냥 사는 얘기나 음악 얘기. 또 ‘요즘 취미가 뭐냐’ ‘영화는 뭐가 재미있냐’ 그런 공유 도 많이 했어요.”
-박보검도 음악에 관심이 많은데 잘 통했겠다.
“네. 그 친구도 음악을 워낙 좋아하더라고요. 피아노도 오래 쳤고요. 제가 쓰는 작곡 프로그램 어플을 보여줬는데 ‘신기하다’면서 너무 좋아하는 거예요. ‘이 반주에 한번 쳐보라’고 했더니 되게 잘하더라고요. 멜로디도 센스 있고.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제가 아는 걸 조금이라도 알려주고 싶었어요.”
-아이돌로 활동하다 연기를 하게 된 계기는.
“원래 꿈이 연예인이었어요. 연기도, 가수도 하고 싶었죠. 처음 인연이 된 게 아이돌이었던 건데, 그러면서 이렇게 연기도 할 수 있게 돼 행복해요.”
-배우로서 꿈꾸는 건?
“모든 역할을 소화하고 싶어요. 어떤 역할이든 딱 자기 옷을 입은 것처럼. 그것만큼 좋은 배우는 없는 것 같아요.”
-가수 활동하면서도 연기를 꾸준히 해나갈 계획인가.
“네. 꾸준히 할 거예요. 곡 쓰는 것도 계속 할 거고요. 도전하는 걸 되게 좋아해요.”

-평소 가장 힘이 되는 사람은 누군가.
“일단 멤버들. 멤버들을 보면 ‘내가 혼자가 아니구나’ 싶어요. 부모님이랑 누나도 많이 힘이 돼주고요. 그리고 팬들! 팬들을 보면 그냥 웃음이 나오고 너무 사랑스러워요. 항상 ‘뭐 하나라도 더 챙겨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싶고…. 그래서 이번에 저희 앨범이 빨리 못 나온 게 더 죄송해요.”
-정말 왜 이렇게 오래 걸렸나. 1년 넘게.
“개인 활동도 많긴 했는데, 쉽게 나오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때 됐으니까 나와야지’가 아니라 ‘좋은 곡이 나왔으니까 나와야지’여야 하니까요.”
-점점 부담이 커지겠네.
“근데 최대한 부담을 안 가지려고 노력해요. 그러면 나올 것도 더 안 나올 것 같아서요. 그냥 ‘우리가 하는 음악을 보여주자’ ‘팬들에게 진심을 담아서 보여주자’는 생각이 큰 것 같아요.”
-향후 활동 계획은.
“무조건 올해 새 앨범을 낼 생각이에요. 팬 분들이 많이 기다리셨을 텐데 너무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연기자로도 기회가 되면 좋은 차기작으로 만나 뵀으면 좋겠어요.”
-일이 너무 많다보니 ‘20대 청년 진영’으로서 즐기는 삶은 없어 아쉽지는 않나.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게 되게 행복한 것 같아요. 쉽지 않은 거잖아요. ‘나는 복 받은 거구나. 감사하게 잘 살아야지’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뭘 특별하게 해야 청춘인 건 아니잖아요. 놀지 못하더라도, 조용하게 할 일 하면서 제 청춘을 잘 만들어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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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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