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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의도” 소름 돋는 29년 전 최순실 인터뷰

입력 : 2016-10-31 16:09/수정 : 2016-10-31 16:17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가고 있는 최순실씨. 뉴시스(왼쪽)/ 여성중앙이 페이스북에 공개한 1987년 최순실씨 인터뷰.

“순수한 도움이 악의로 이용되었어요.”

대통령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는 29년 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순수한 마음”으로 최씨에게 연설문을 맡겼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문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월간지 여성중앙은 지난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1987년 여성중앙 10월호에 실린 최씨의 단독 인터뷰 전문을 공개했다.

당시 최씨와 그의 아버지 최태민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사장으로 있었던 육영재단 운영에 개입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었다. 1987년 9월 육영재단 어린이회관 직원들은 지나친 인사이동에 따른 부당해고와 지나친 상업성 추구 등이 최태민·최순실 부녀와 관련돼 있다고 주장하며 7일간 농성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최씨는 이런 논란에 대해 ‘순수한 의도’라는 표현을 반복해 사용하며 갖은 의혹을 ‘터무니없는 소문’으로 일축했다.

여성중앙 페이스북

여성중앙 페이스북

다음은 최씨와 여성중앙의 인터뷰 일부다.

Q. 최근 전구국봉사단 총재였던 아버지와 박근혜씨 관계에 대한 의혹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옆에서 지켜본 딸로서 아버지를 대신해 아는 대로 이야기를 해 달라.

A. 74년 육영수여사께서 서거하신 후였다. 기독교계 몇몇 목사와 신자들이 중심이 되어 육여사의 충격적인 서거로 인한 당시의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해나가자는 의도에서 ‘구국봉사단’이란 순수한 민간단체의 모임을 만들었다. 발기인 서명을 받아 이 모임의 대표자리를 박근혜씨가 맡아줄 것을 바라는 건의서를 청와대에 넣었다. 갑작스런 퍼스트레이디의 공백과 이제까지 육여사가 해오셨던 일에 대한 구심점을 박근혜씨를 중심으로 만들어주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당시 발기인들의 순수한 의도였던 것 같다. 아버지는 이 모임의 주축으로 활동을 하셨는데 박근혜씨는 ‘구국봉사단’의 의도를 순수하게 받아들여 첫번째 행사로 김포쪽에서 거행된 망향제에 참석했다. 그때 근혜씨가 ‘구국봉사단’의 명예총재가 되고 아버지께서 총재자리를 맡았다. 아버지와 박근혜씨와의 관계는 ‘구국봉사단’을 시작으로 맺어졌다.

Q. 아버지에 대해 항간에서는 ‘기인’이라는 소문도 있는데.

A. 별로 알려지지 않은 아버지께서 갑자기 구국봉사단 총재를 맡고 난 후부터 갖가지 유언비어가 흘러나왔는데 모두가 중상모략이었다. 그런 유언비어는 당시 박근혜씨 귀에도 들어갔고 박근혜씨는 그렇지 않다고 무시해버렸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납득이 가지 않는 소문들이다. 일일이 변명할 가치도 없는 것들이다.

Q. 잡지 ‘어깨동무’ 편집에 관여하게 된 경위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A. (중략) 며칠 후에 어린이회관에서 자문을 얻겠다는 연락이 왔다. 관장이 자료를 제공해달라고 했다. 저희 연구소에서도 ‘꿈나라’와 ‘어깨동무’를 갖다놓고 분석을 했다. 글이 너무 많고 그림이 너무 적었다. 외국의 유아교육 프로그램이나 잡지들에 비해 생각할 분야가 많다는 느낌을 받았다. 편집장과 만나 느낀 바를 이야기했더니 ‘편집 간섭’이라며 반발을 했다. 교수들은 유아교육을 위해 좋은 방향에서 해보려고 하는데 왜 ‘편집 간섭’이라고 하느냐, 개편을 해보자 설득을 시켰다. 교수가 편집장을 불러내 외국에서 들여온 새로운 자료들을 유아교육의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잡지를 만들어보자며 이해도 시켰으나 결국 일괄 사표를 내고 스트라이크를 일으켰다. 몇 사람만 남고 나가버렸는데 창간 20주년 작업을 위해 공채를 해 새로운 기자를 받아들였다. 그때 나간 사람들은 내가 내쫓았다는 소문을 퍼뜨려 집단행동을 유도했다. 모 잡지에 L모 교수의 인터뷰가 나갔던데 L교수는 인터뷰를 한적도 없다고 하더라.

Q. 이번 육영재단 농성사건의 주된 이유가 최원장의 육영재단에 대한 관여였는데.

A. 좋은 뜻에서 건의한 시작한 일이 결과를 못 본 것 같다. 내 경우는 육영재단 측의 요청으로 좋은 뜻에서 연구소 교수분들과 함께 자문을 했을 뿐이다. 박근혜 이사장의 요청으로 자문을 한 게 그들의 주장대로 ‘편집권의 침해’였다면 박근혜씨에게 미안할 뿐이다.

네티즌들은 최씨가 과거에도 ‘순수’라는 단어를 무기처럼 사용했다며 거세게 비난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25일 연설문 사전 유출 의혹을 인정하며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이라고 말한 것과 표현이 같아 “소름 돋는다”는 반응도 많았다.

여성중앙은 해당 인터뷰를 게시하며 “청산되지 않은 역사는 반복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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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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