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도피 의사 없어… 檢 부르면 사실대로 진술”

독일에 체류 중인 ‘비선실세’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의 변호인이 “검찰이 소환을 통보하면 최씨가 출석해 사실대로 진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씨는 도피하거나 잠적할 의사는 추호도 없다고 말하고 있다”며 “실정법상 범죄행위가 있으면 달게 받고자 하는 각오”라고 덧붙였다.

최씨를 변호하는 이경재(67·사법연수원 4기) 변호사는 28일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날 공개 인터뷰는 최씨의 의견이었으며, 최씨는 정신적 충격으로 건강이 매우 나쁜 상황이라고 이 변호사는 전했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최씨는 이른바 ‘비선실세’ 사태의 엄중함을 잘 알고 있다. 자신에 대한 사회적·도덕적 질책을 깊이 새기고 있으며, 국민에 심려를 끼친 데 사죄하고 있다고 한다.

이 변호사는 “현재 의혹 가운데 한쪽에는 사회적 도덕적인 질책과 비난 부분이 있고, 다른 한쪽엔 위법행위가 있다”면서 “위법이라고 다 범죄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있는 그대로 밝히는 것이 의혹을 해소하고 사회 혼란을 막는 길이라는 게 본인(최씨)과 변호인의 생각”이라 덧붙였다.

최씨는 아직 검찰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한 상태라고 이 변호사는 전했다. 그는 검찰의 소환 통보가 있으면 최씨가 출석할 것을 재차 강조하며, “최씨가 오래도록 귀국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부정했다. 다만 자진 출석의 가능성은 열어두지 않았다. 이 변호사는 “제발로 가면 더 큰 의혹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변호사는 최씨가 딸 정유라(20·정유연에서 개명)씨와 함께 독일로 출국한 데 대해 “사생활에 관한 가슴아픈 일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사연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최씨는 이 변호사를 통해 “나에 대한 매질은 좋지만 딸 유라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딸 정씨 역시 충격을 많이 받은 상태라 한다.

이 변호사는 지난 13일 선임계를 제출하고 현재 검찰에 고발된 최씨 모녀를 모두 변호하고 있다. 이달 초 최씨로부터 직접 전화로 변호인이 돼 달라는 의뢰를 받았고, 이후 수 차례 연락을 주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14년 11월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이 불거진 당시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의 중심에 섰던 최씨의 전 남편 정윤회(61)씨를 변호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최씨를 ‘원장’이라 호칭했다. 과거 최씨가 유치원을 운영한 이력 때문에 아는 분들은 그렇게 부른다고 했다. 최씨의 종교에 대한 질문에는 “법적 차원 말고 영적 차원은 답할 영역이 아니다”라고 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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