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은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 홈경기에서 LG를 5대 1로 격파했다. 타선의 집중력이 완전히 살아났고, 포크볼과 패스트볼을 적절하게 섞어 LG의 타선을 봉쇄한 선발투수 밴헤켄의 호투가 빛났다.
준플레이오프 중간전적은 1승1패로 균형을 이뤘다. 넥센과 LG는 오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으로 옮겨 3차전을 갖는다. 준플레이오프는 5전3선승제다. 두 팀 중 하나는 벼랑 끝에 놓일 3차전은 플레이오프 진출자를 가릴 분수령이다.
넥센 타선은 전날 1차전에서 장단 11안타를 몰아치고도 단 1점도 내지 못해 0대 7 완패를 자초했다. 부족했던 집중력을 되살리기 위해 작심한 듯 1회부터 LG 마운드를 두드렸다.
김하성은 1회말 1사 1루에서 빗맞은 타구가 외야 오른쪽으로 떨어지면서 주자 고종욱을 홈으로 불렀다. 고종욱의 빠른 발로 만든 선취점이었다.
3회말에는 선두타자 임병욱의 생애 첫 번째 포스트시즌 홈런으로 점수를 벌렸다. 임병욱은 LG 선발투수 우규민이 3구째로 뿌린 시속 137㎞짜리 투심 패스트볼을 타격해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5m의 큼직한 타구였다. 이 경기의 결승타. 전날 1차전에서 4회말 2사 만루 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쳤던 실수를 대포 한방으로 만회했다.
4회말은 빅이닝(3점 이상 득점한 이닝)이었다. 넥센은 선두타자 김민성과 이택근의 연속 안타, 박동원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 3루를 만들었다. 우규민은 여기서 강판돼 윤지웅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임병욱가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생긴 1사 만루에서 서건창은 2타점 우전 적시타로 달아났다. 고종욱은 우전 적시타로 3루까지 진루했던 서건창을 홈으로 불렀다. 5-0으로 점수를 벌린 이 이닝에서 사실상 승부가 갈라졌다. 다만 임병욱의 이중도루 실패, 고종욱의 견제사 등 두 번의 주루사는 아쉬웠다.
넥센 타선의 빠른 득점은 선발투수 밴헤켄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었다. 밴헤켄은 최고 시속 143㎞의 패스트볼에 포크볼, 커브를 적절히 뿌려 LG의 타선을 봉쇄했다. 아웃카운트 20개를 잡을 때까지 1피안타 1볼넷만 허용한 쾌투였다.
투구 수 80개를 넘어선 7회초 2사에서 루이스 히메네즈에게 안타를 맞고 다소 흔들리기 시작했고, 8회초 2사에서 김세현에게 마운드를 물려주고 내려갈 때 2루에 남긴 LG 주자 문선재가 결국 홈을 밟아 1점을 내줬지만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LG는 문선재의 득점 때 우전 적시타를 때리고 1루로 나갔던 대타 서상우가 2루까지 노리는 과정에서 잡혀 추격의 불씨를 살리지 못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부터 준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포스트시즌 2연승을 질주했던 특유의 신바람 야구는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믿고 투입했던 밴헤켄의 호투, 1차전에서 집중력 부족으로 졌지만 꾸준히 활발했던 타격감을 승리의 요인으로 지목했다. 염 감독은 “위기에서 에이스 밴헤켄이 좋은 피칭을 선보였다”며 “나쁘지 않았던 타격감이 2차전까지 이어졌다. 시리즈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LG 양상문 감독은 “1차전에서 이겨 오늘까지 이기길 내심 바라고 있었다. (원정에서) 1승1패를 만들었다. 잘 잡고 (잠실로) 돌아간다”고 자평했다.
3차전 선발은 넥센의 신재영, LG의 데이비드 허프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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