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18일(이하 현지시간) 그녀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속에는 3명이 등장합니다. 붉은 벽돌로 쌓은 담을 배경으로 기사의 주인공인 크리스티안 게레로(Kristian Guerrero)가 꽃무늬 원피스 차림으로 서 있고 앞에는 남편(Fabian Guerrero)이 한쪽 무릎을 꿇은 채 그녀의 배 쪽을 향해 입 맞추려는 듯 입술을 내밀고 있습니다. 아하, 그리고 보니 남편의 왼손에는 자그마한 사진 한 장이 들려 있네요. 지난해 11월 결혼했던 부부의 첫 아기 초음파 사진입니다.
이 사진에 등장하는 3명 중 남편과 아기는 지난달 사망했습니다.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로 여행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그녀 가족이 탄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온 차량과 정면 충돌했기 때문입니다. 상대편 운전자는 음주운전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녀와 남편은 치명적인 부상을 입은 채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임신 19주차였던 그녀는 뇌출혈 상태였고 의사는 유도분만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남편과 그를 꼭 닮았을 사내아이는 사망했습니다. 두 사람의 합동 장례식은 지난달 12일 치러졌다고 합니다.
이 사건이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크리스티안이 며칠 전인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고와 관련된 사진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사고 당시 충격으로 인해 전파되다시피 한 자동차의 모습과 병상에 누워 있는 자신의 모습을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에는 명확하게 잘 보이지 않지만 병상의 그녀는 무언가를 안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녀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이번이 내가 마지막으로 아들을 안을 수 있는 기회”라고 말입니다. 아마도 장례식이 치러지기 전 촬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녀는 많은 이들에게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해 사진을 올렸다고 합니다.
네티즌들은 크나큰 고통 가운데서도 이런 용기를 낸 그녀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내고 있습니다. 아울러 더 이상 음주운전으로 인한 희생자가 없기를 간절히 기원했습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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