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치러진 올해 두 번째 고졸 검정고시에서 최연소 응시자는 전다빈(13)군이다. 전군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홈스쿨링을 해왔다. 꼭 공교육을 받아야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준비했다. 이번 시험에서 전군은 무난히 합격권에 드는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한 살 위인 전군의 형도 지난 4월에 고졸 검정고시를 치렀다. 전군의 부모는 9일 “처음에는 혹시 사람들이 나쁘게 보지는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니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만족했다. 의사가 꿈이었던 전군은 최근 요리사로 장래희망을 바꿨다.
검정고시는 학교 입학자격에 필요한 지식이나 학력 등을 검정하는 시험이다. 광복 후에 대입 검정고시를 도입한 게 시작이다. 주로 집안 형편이 어려워 교육의 기회를 놓친 독학생이나 고령층이 보는 시험이었다. 문제 학생이 자퇴 후에 치르는 시험이라는 부정적 인식도 있었다. 현재는 연간 두 번에 걸쳐 초졸·중졸·고졸 검정고시가 치러진다.
이런 검정고시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응시자 연령이 크게 젊어졌다. 특히 10대 응시자가 눈에 두드러지게 늘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의 검정고시 응시자 가운데 10대 비중은 2012년 55.9%에서 2014년 58.1%로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20~30대 응시자는 21.4%에서 21.2%로, 40~50대는 19.4%에서 16.8%로 감소했다. 60대 이상은 3.3%에서 3.8%로 소폭 늘었다.
검정고시를 선택하는 이유도 다양해졌다. 전군처럼 공교육을 떠나 대안학교나 홈스쿨링을 하는 아이들 외에 자격증 취득에 필요한 학력을 얻기 위해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이주여성들도 늘고 있다.
중국에서 온 박소봉(40·여)씨는 취업을 위해 여러 가지 자격증을 알아보다 사회복지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려면 최소 고졸 학력 이상이 필요했다. 박씨는 다문화지원센터 강의를 들으면서 지난해 5월부터 차례로 초졸, 중졸 검정시험에 합격했다. 박씨는 “지난 3일 고졸 검정고시에서도 생각보다 점수가 높게 나와 기쁘다”며 “다문화센터에는 베트남 필리핀 등 다양한 국적의 이주여성들이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정고시를 전문으로 하는 수도학원의 진경범 부원장은 “예전에는 고령층이 많았다면 지금은 학생층으로 많이 바뀌고 있다”며 “학생들이 비싼 사교육비 등 경제적 문제나 개인적 신념 등 다양한 이유로 검정고시 학원을 찾는다”고 말했다. 다만 검정고시 전체 지원자는 감소세다. 2011년 8만6000여명이던 지원자 수는 지난해 6만8000여명까지 내려앉았다. 서울시교육청 검정고시 담당자는 “고령층 지원자는 학위 취득으로 어느 정도 수요가 해소됐다”며 “저출산으로 인구가 줄면서 응시자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온라인 검정고시 강좌도 등장했다. 한 학원 관계자는 “가난해서 공부를 하지 못했던 중장년층이나 노년층이 보는 시험, 문제아들이 보는 시험이란 인식은 옛날 얘기”라며 “학력인정이 안 되는 유학생이나 국제학교, 대안학교 학생들이 상담을 많이 요청해온다”고 전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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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쁘게 보지 마세요” 당당해진 검정고시 신 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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