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편뉴스] “어떻게 아빠가 없는 게 낫니?” 아픈 아이 두고 출근하는 부모맘

Է:2016-08-08 02:42
:2016-08-0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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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닥터스 방송 캡처

“어떻게 아빠가 없는 게 나은 거니…”
“내가 죽으면 우리 애들 더 불쌍해서라도 사람들이 더 도와주지 않겠어요?”

지난주 내내 맘카페에서 회자됐던 드라마 대사 중 일부입니다. ‘닥터스’라는 제목의 의학전문 드라마로 아픈 두 아들을 홀로 키우고 있는 싱글대디의 가슴 아픈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줘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았죠. 8월 둘째주 [맘편뉴스]에선 ‘닥터스’로 인해 이슈가 된 재난적 의료비에 대해 생각해 보려합니다.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드라마 속 명장면을 먼저 감상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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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두 아이를 홀로 키우는 남바람(남궁민 분)은 2000만원을 호가하는 아이의 수술비와 입원비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자살을 결심하고 병원 옥상 난간에 위태롭게 서 있습니다. 주인공인 유혜정(박신혜 분)도 같은 아픔을 겪었던 터라 남바람을 외면하지 못하죠. 유년시절 어머니가 자살하는 장면을 목격한 상처를 갖고 있어 더 적극적입니다. 그러나 결국 두 사람은 생사의 갈림길에서 설전을 벌이는 상황에 이릅니다.


아버지 남바람은 “이게 사는 거냐”며 “지긋지긋하다”고 울부짖습니다. 눈을 뜨면 빚 독촉에 시달린다고 하소연합니다. 아이들은 약 하나 먹을 때도 눈치를 본다며 가슴아파하죠. 차라리 아빠가 없다면 고아 지원 단체를 통해 치료비를 전액 지원 받을 수 있다는 소식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합니다.


극중 남바람에겐 병든 아내가 있었습니다. 아내의 병원비 때문에 어마어마한 빚을 지게 됐죠. 아내는 결국 숨졌습니다. 홀로 남겨진 남바람은 밤에 족발 가게에서 배달을 하고 낮엔 주차관리 일을 하며 아이들을 홀로 키웁니다. 쉴 새 없이 일을 해도 병원비로 인해 진 빚은 좀처럼 줄지 않습니다. 지옥 같은 생활에서 유일한 희망은 금쪽같은 아이들 뿐입니다.



그러나 희망은 곧 절망으로 돌변합니다. 항상 웃어 해피바이러스라고 했던 큰 아들은 종양 때문에 웃음 발작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 늦게 알게 됩니다. 둘째가 어느 날부터 한쪽 다리를 절어 외래 진료를 받게 되고 아이는 종양 확진을 받게 됩니다.

아버지는 “웃는 게 아픈 거였네요. 어떻게 아빠가 돼서 그걸 몰랐을까?”라며 스스로를 자책합니다. 얼마 가지 않아 이런 자책조차도 사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절망은 꼬리를 물고 찾아오기 때문이죠. 병보다 더 무서운 병원비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합니다. 이미 아내를 통해 한 번 경험했기 때문에 병원비가 얼마나 무서운지 너무도 잘 압니다.



돈을 빌리기 위해 여기저기 전화를 돌려 보지만 흔쾌히 손을 내밀어 주는 친인척은 없습니다. 사회복지시설에 도움을 받고 싶어도 경제활동을 하는 부모가 있어 지원 대상에서 배제됩니다. 실제 남바람처럼 밤낮 없이 일을 한다면 소득 수준이 높게 책정돼 정책적인 지원은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의 병원비가 일정 금액을 초과하면(소득대비 상한선) 건강보험공단이 초과분을 전액 부담해주는 본인부담상한제가 있지만 비급여 본인부담금에는 적용되지 않아 실효성이 크지 않습니다. 극에서처럼 MRI 한번 촬영하는데 드는 수 십 만원의 비용은 지원받기 어렵다는 겁니다.

중증·희귀질환에 대해 본인부담금을 줄여주는 산정특례 제도도 있지만 본인부담금 감면·면제 대상이 법정 본인부담금에 한정된 데다 소아암 환자 지원 사업은 소득과 재산 기준을 모두 충족하지 않으면 지원받을 수 없습니다. 이처럼 여러 지원제도가 있지만 결국 일반 서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는 극히 드뭅니다.

결과적으로 보통의 가정에서 아이가 중증 질환에 걸리면 ‘재난적 의료비 지출’(가구의 소득이나 지출에서 일정 수준을 넘는 의료비 지출을 일컫는 말) 에 시달리는 경우는 많습니다. 재난적 의료비 지출 기준은 명확하진 않지만 통상적으로 전체 가계비 지출의 10~40%를 말합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3년도 OECD 건강데이터’ 와 세계보건기구(WHO) 통계 등을 비교‧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재난적 의료비 발생률은 2.96%로 다른 OECD 국가 평균(1.2%)의 2.5배 수준에 달합니다.


어린이병원비국가보장추진연대가 통계청 자료와 건강보험 진료비 실태조사 결과를 기초로 아동이(0~15세. 2014년 기준) 지출한 입원진료비와 외래진료비, 약값의 총액을 추산한 결과 6조3937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중 약 60.7%인 3조8823억원이 건강보험 급여비로 충당됐고 환자가 내야 하는 법정 본인부담금은 1조1606억원으로 18.2%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본인부담금은 1조3508억원 21.1%로 비급여분이 20%를 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드라마에서처럼 부모들은 아픈 아이를 떼놓고 병원비를 벌기위해 출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싱글대디나 싱글맘처럼 홀로 아이를 키우는 경우엔 더 선택권이 없죠. 비용 문제로 간병인을 쓰는 건 감히 상상조차 힘듭니다. 친인척의 도움이라도 받는다면 그나마 감사하죠.


아이는 하루 종일 언제 올지 모르는 부모를 기다리고 부모는 하루 종일 아이 걱정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아이가 아픈 것도 가슴이 찢어지는데 병원비 때문에 가슴 아픈 아이를 떼놓고 출근하는 부모의 심정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아픈 자녀를 둔 부모들이 오롯이 아이만 바라보고 아이 치료에만 전념하며 살 수 있는 방법은 정녕 없는 걸까요. 닥터스 다음 편에선 과연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요. 오늘밤 방송이 기대되는 이윱니다.

◇맘(Mom)편 뉴스는 엄마의 Mom과 마음의 ‘맘’의 의미를 담은 연재 코너입니다. 맘들의 편에선 공감 뉴스를 표방합니다. 매주 월요일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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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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