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편뉴스] “당신은 지금 고행 중인가요?” 엄마들의 바캉스

Է:2016-08-01 02:27
:2016-08-0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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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벗 삼아 휴식을 즐길 수 없는 엄마들

사진=뉴시스

8월, 본격적인 여름휴가가 시작됐습니다. 사람들은 더위를 피해 산과 바다로 떠났습니다. 도시는 텅텅 비었죠. 주말 내내 고속도로는 휴가지로 떠나는 차량들 덕분에 주차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공항도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인천국제공항은 31일 하루 동안 10만5153명이 출국하고 9만5926명이 입국해 모두 20만1079명이 공항을 이용했다고 합니다.

사진=국민일보 DB

이처럼 이번 주는 답답한 도시를 떠나 일상탈출을 시도한 사람들이 많았는데요. 그렇다면 과연 엄마들의 휴가는 어떨까요. 8월 첫 번째 [맘편뉴스]에선 엄마들의 휴가에 대해 생각해 볼까 합니다. 엄마들 사이에선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은 고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고되다는 말이죠.

우선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을 떠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남들 다 가는 휴가를 안 갈 수도 없습니다. 학교나 유치원에서 휴가 때 또는 방학 때 뭘 했는지를 발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딱히 할 말이 없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기 때문이죠. 남편과 일정을 맞춰 간신히 휴가를 잡으며 그때부터 전쟁이 시작됩니다.

사진=뉴시스

준비물부터 경제적으로 부담스럽습니다. 수영복과 튜브, 물놀이 용품을 준비해야 하고 먹을거리, 숙소, 차량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니까요. 장을 볼 때부터 남편과 아이들은 편을 먹고 공격을 합니다. “1년에 딱 한번 가는 휴간데…”라는 이유로 지름신이 강림한 듯 소비 활동에 열을 올리면 엄마는 계산기를 두드리며 잔소리를 퍼붓죠. 출발 전 마트에서만 20~30만원 쓰는 건 우습습니다.

사진=뉴시스

휴가지에 도착하면 그때부턴 본격적으로 돈을 물 쓰듯 합니다. 바닷가에 왔으면 온대로 싱싱한 수산물을 섭취해야 하고 계곡에선 닭백숙과 같은 보양식을 섭취해줘야 한다는 가족들의 성화에 실컷 준비해 간 음식들을 미뤄놓고 외식을 감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파라솔과 같은 시설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면 10~20만원은 소리 소문 없이 ‘쓱’ 나갑니다. 1박2일, 또는 2박3일 휴기기간 동안 수 십 만원을 쓰는 건 일도 아닙니다.

많은 돈을 투자해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고행이란 말은 애당초 생기지도 않았을 겁니다. 자연을 벗 삼아 휴가를 즐긴다는 계획은 어쩌면 엄마들에게 불가능 한 일인지도 모르죠. 우선 안전사고에 대한 걱정 때문에 아이들에게서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습니다. 잠깐 사이에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물놀이를 마친 아이를 씻기는 것도 문제입니다. 성수기에 샤워시설이 마련된 곳은 많지만 온수가 나오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만 3세 미만의 어린 아이들의 경우 아무리 여름이라도 찬물로 씻기기 어렵죠. 바다나 계곡 모두 상황은 같습니다. 때문에 아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즐기기보단 지키기에 열을 올려야 합니다. 그러다보니 자연보다 안전시설이 갖춰진 워터파크를 선호하게 되죠.

사진=뉴시스

입장료나 각종 렌탈비용 등을 감안해도 가격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자연 휴양지에서 공공연하게 지불해야 하는 자릿세와 식비 등을 계산하면 그 가격이 그 가격인 셈이죠. 특히 요즘은 곳곳에 워터파크가 많아져 경쟁이 가열된 만큼 할인 이벤트도 많습니다. 운이 좋으면 싼 가격에 시설을 이용할 수 있죠.

하지만 기본적인 것을 제외하고 추가로 이용하는 것들의 가격대는 기본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꼼꼼히 따져 지출하지 않으면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날 수 있죠. 결국 엄마는 매순간 계산기를 두드려야 합니다. 비교적 안전시설이 잘 갖춰졌다 하더라도 자칫 물에 빠진다거나 미끄러져 다칠 수 있으니 안전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도 없죠. 

사진=뉴시스

결과적으로 이런 저런 것들을 따져보면 엄마는 휴가지에서 조차 마음 편히 쉬거나 즐길 수 없습니다. 물론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니 감사해야죠. 떠나지 못하는 이들을 생각하면 더욱 더요. 하지만 휴가지에서도 육아전쟁은 계속될테고 환경이 바뀐 아이는 예민해져 전쟁은 더 치열해 질 수 있습니다.

남편을 비롯한 다른 가족들의 배려와 협조가 없으면 엄마의 바캉스는 여행이 아닌 고행이 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이번 휴가는 엄마의 희생으로 가족 모두 즐거운 게 한때를 보내기 보다 엄마도 가족과 함께 즐거운 휴가를 보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엄마들의 바캉스를 응원해봅니다.

◇맘(Mom)편 뉴스는 엄마의 Mom과 마음의 ‘맘’의 의미를 담은 연재 코너입니다. 맘들의 편에선 공감 뉴스를 표방합니다. 매주 월요일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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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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