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 단과대학을 설립하기로 하자 학생들이 사흘째 본관을 점거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과 학생들이 몸싸움을 벌이며 충돌을 빚었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학교 측이 추진하고 있는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을 폐기하라며 총장 면담과 설립 철회 등을 촉구하며 지난 28일부터 대학 본관 1층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경찰은 '학생들의 점거 농성으로 인해 교수 4명과 교직원 1명이 등 5명이 46시간가량 갇혀 있다’는 학교 측의 요청을 받고 21개 중대 1,600여 명 경찰력을 투입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영상이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이화여대 측은 공권력을 동원해 학생들을 강제 해산시켰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경찰 병력들과 마찰을 빚은 현장 영상을 유튜브와 SNS에 게재했다.
영상 속에서경찰들은 본관 통로를 막고 있는 학생들을 강제로 끌어내는 모습이 담겼다. 일부 학생들은 이 과정에서 부상을 입기도 했다.
학생들과 몸싸움을 뚫고 들어간 경찰들은 46시간 동안 갇혀 있던 3명의 교수와 교직원들을 데리고 나왔다. 해당 교수와 교직원들은 현재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과정에서 학생들은 초대 총장인 김활란 동상에 페인트를 칠하고 계란을 던지며 강력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이대 총학생회측은 오후 5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오후 1시경 이화여대 학내에 경찰 1600명이 투입되어 농성을 하며 평화시위중인 이화인들을 폭력적으로 끌어내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다"며 "중앙운영위원회와 이화인들은 학교의 일방적인 사업추진과 행정에 반대하기 위해 모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경찰이라는 공권력을 투입하여 진압한 것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화여대는 지난 5월 교육부가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에 참여할 대학을 두 번째로 모집할 때 신청했다. 이후 이달 초 동국대, 창원대, 한밭대와 함께 선정됐다.
이에 따라 이화여대는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건강·영양·패션을 다루는 ‘웰니스산업 전공'과 미디어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뉴미디어산업 전공' 등으로 구성돼 있다.
미래라이프대학 정원은 200여명이며 2017학년도부터 신입생을 선발한다.
학생회측은 “일반 학생들과는 다른 특수한 교육과정을 거침에도 불구하고 일반 학생들과 같은 학사학위를 수여 받게 된다”며 “교육의 현장이어야 하는 대학교를 통해 정원 외 인원들로부터 등록금을 받아 학위장사를 하겠다는 의도가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사회에 진출한 여성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정원 외로 선발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보기]
☞ 이화여대, '직장인단과대' 설립놓고 몸살…학생들 본관서 농성
☞ 이화여대 학생들 3일째 점거농성…교수 3명 사흘만에 '탈출'
☞ 농성 벌이는 이화여대 학생측 "학교 측, 경찰 동원해 폭력 진압"
☞ [영상] 이화여대 교수 "학교 주인은 학생이 아니다" 발언 파문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