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 대기업 임원들의 운전기사로 근무하고 있는 네티즌이 자신이 겪은 ‘갑질’을 고발했다. 그는 정일선 현대 BNG스틸 사장이 운전기사들을 노예처럼 부리며 3년간 12명을 갈아치웠다는 소식을 듣고 글을 쓰게 됐다고 했다.
현직 기사의 고발 글은 정 사장이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지난 27일 “현직 대기업 임원 운전기사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중고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왔다(게시글 보러가기).
그는 “정 사장의 갑질로 세상이 떠들썩해서 글을 쓰게됐다”며 “하루 18시간 이상 근무는 사실이고, 출퇴근을 제외하고 대부분 대기시간”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 사장이 운전기사 61명에게 주 80시간인 근로계약서를 쓰게 한 것을 두고 나온 말이다. 주 80시간이면 하루 18시간으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주 56시간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대기시간에 대한 고충도 털어놨다. 그는 "임원들이 언제 호출할 지 알수없어 꼼짝없이 차안에 있어야 한다"며 "점심식사를 거르는 일이 다반사"라고 했다. 점심식사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시간에 매번 호출하는 임원 때문인데, 급하게 한술 뜨고 달려가면 한 시간이상 나타나지 않은 적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이 수행하는 임원을 ‘대장’이라고 불렀다. ‘모시는 대장’이 누군가에 따라서 근로환경이 180도 달라진다고 했다. 잘 챙겨주는 대장은 자신이 먹는 점심과 같은 메뉴를 먹게하고 개인적인 일도 절대 시키지 않는다며 이런 임원은 한 기사가 오랫동안 수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갑질이 몸에 밴 임원들은 점심 식사하는 기사를 일없이 호출하고 업무용 차량을 가족용처럼 사용한다며 한 임원의 자녀를 공항에서 픽업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어떤 대장의 가족중에 딸이있는데 사정상 태우러간 적이있습니다.
공항에서 픽업하는 일이었는데 만나자마자 케리어 뒤에 두고 인사도 없이 차에 올라타더군요.
그러려니 하고 차에 타니 보조석에 다리 올리고 ‘아저씨 출발하세요’라고 합디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경우에 운전기사 일자리가 자주 나오는데 1년에 10번이상 바뀌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갑질로 기소된 정 사장도 3년간 운전기사 12명을 교체했다.
이 글은 28일 오후까지 750여회의 추천과 댓글 140여개가 달렸다. 한 네티즌은 "
저도 증권회사 임원을 모시는 수행기사입니다. 공감가는 글입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글쓴이는 네티즌들의 관심에 놀라워했다. 하지만 그는 “아주 기본적인 사항만 적었을 뿐인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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