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지도부가 26일 사드 배치 예정지인 경북 성주를 전격 방문했지만 환영은커녕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첫 일정으로 성산포대에 들러 사드 배치 상황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때까지는 별다른 마찰은 없었다. 군민들은 '사드배치 반대'가 적힌 파란색 띠를 두른 채 지도부가 사드 및 군 관련 설명을 듣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가 성주군청에 도착하자 성난 주민들이 욕설과 함께 강하게 항의했다. 군청 앞에는 군민들 500여명이 결집했다.
'개작두를 대령하라', '개누리' 등의 팻말을 내걸어 당 지도부를 난타했다. 일부 군민들은 군청 앞에서 상복을 입고 곡소리를 내기도 했다.
정 원내대표가 군청으로 입장하려하자, 이를 막으려는 군민들이 뒤엉키면서 순간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결국 정 원내대표는 경찰들의 호위를 받아 군청 입장에 성공했다.
정 원내대표는 "성주군민들의 심경이 어떤지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며 "빼곡히 걸려있는 현수막, 군청 정문 앞에 군집된 군민들을 보면 분노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국가 안보가 중요해도 국민 건강과 성주 환경에 명백한 피해를 주거나 경제적 부담을 주면 일방적으로 강행은 안 될 것"이라고 강조한 뒤 주민과 정부와의 대화를 권유했다.
김항곤 성주군수는 "우리 군민이 무슨 죄를 지었다고 전자파를 머리 위에 얹고 평생을 살아가란 말이냐"며 "오늘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국민의 생생한 소리를 제발 대통령께 보고드려 최악지를 최적지로 발표한 이 엉터리 같은 국방부를 국회 차원에서 정신차리도록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일부 군민들은 정 원내대표의 발언 도중 "백지화하고 대화하자"고 거세게 항의했다.
김영석 기 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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