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소(EXO)를 뛰어넘을 그룹은 엑소 뿐이라고 혹자는 말한다. 범접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그들이 독보적인 정상을 지키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고개를 들어 여기를 보라. 그 완벽한 해답이 있다.
엑소는 22~24, 29~3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세 번째 단독 콘서트 ‘엑소 플래닛 #3-디 엑소디움(EXO PLANET #3-The EXO’rDIUM)’을 연다. 6회 공연 동안 무려 8만4000여명의 팬들을 만난다. 좌석은 일찌감치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셋째날인 24일 공연도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 보통은 예매를 받지 않는 시야제한석까지 야광봉 든 관객들로 꽉 들어찼다. 뜨거운 한여름 날씨 못지않은 열기가 주변을 휘감았다. 공연장이 터져나갈 듯한 함성이 쏟아지자 엑소 멤버들이 무대 위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공기는 점점 더 뜨거워졌다. 오프닝곡 ‘마마(MAMA)’부터 ‘몬스터(MONSTER)' ‘늑대와 미녀’가 연달아 이어졌다. 좌중을 압도하는 파워풀한 춤사위에 객석은 환호했다. 전날 공연에서 발목 부상을 당한 카이의 공백이 아쉬웠다. 카이를 제외한 여덟 명의 멤버가 무대를 소화해야 했다.

“여러분 잘 지냈어요?” 백현이 먼저 힘차게 인사했다. 다른 멤버들도 애정 어린 인사말을 건넸다. 디오·찬열·레이·첸·세훈·수호 순으로 한 마디씩 보탰다. 특히 시우민은 관객 탈진을 염려해 “공연 도중 너무 더우면 밖에 나갔다 오시라.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라고 당부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공연. 섹시한 느낌의 무대로 먼저 시선을 사로잡았다. ‘백색소음’ ‘썬더(Thunder)’ ‘플레이보이(Playboy)’에서 선보인 그루브 넘치는 안무는 서막에 불과했다. ‘아티피셜 러브(Artificial Love)’의 웨이브 댄스로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어쿠스틱 세션 때 카이가 휠체어를 탄 채 등장했다. 그는 “어제 무대에서 춤을 추다 발목 인대가 다쳤다”며 “본의 아니게 부상을 입어 좋은 무대를 못 드려서 (죄송하다)”고 속상해했다. 어쿠스틱 버전으로 편곡된 7곡을 마친 뒤 카이는 씁쓸한 얼굴로 퇴장했다.
안타까운 마음을 뒤로 하고, 공연은 계속됐다. ‘시선 둘, 시선 하나’ ‘텐더 러브(Tender Love)’ ‘러브 미 라이트(Love Me Right)’ 등 군무가 빛나는 곡들이 이어졌다. ‘유리어항’에서 선보인 세훈·레이의 빗속 듀엣 댄스는 화룡점정이었다. 잔잔한 ‘스트롱거(Stronger)’가 흐르면서 엑소엘(엑소 팬클럽)들은 가까스로 마음을 진정시켰다.

깜찍한 콘셉트로 변신한 엑소는 공연장 곳곳을 누비며 ‘헤븐(Heaven)’ ‘XOXO’ ‘걸프렌드(Girl Friend)’ ‘3.6.5’를 불렀다. 멤버들이 가까이에 와도 흥분하지 않고 자리를 지킨 팬들의 질서가 돋보였다.
다시 파워풀한 무대로 전환됐다. ‘중독(Overdose)’ ‘트랜스포머(Transformer)’ ‘라이트세이버(Lightsaber)’를 열정적으로 선보였다. 잠시 한숨 돌린 멤버들은 관객들을 광란의 도가니로 이끌었다.
폭발적인 에너지로 ‘같이해’ ‘풀 문(Full Moon)’ ‘드롭 댓(Drop That)’ ‘엑소 킵 온 댄싱(EXO Keep on Dancing)’ ‘렛 아웃 더 비스트(Let Out The Beast)’ ‘럭키(Lucky)’ ‘런(Run)’까지 내달렸다. 공연장을 찾은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대표와 샤이니 멤버 민호도 흥에 겨워했다.
정규곡 순서가 마무리되자마자 팬들은 한 목소리로 떼창을 시작했다. 앙코르 요청이었다. 팬들의 간절한 부름에 엑소는 다시 무대에 올라 노래했다. ‘클라우드 나인(Cloud 9)’ ‘으르렁(Crowl)’ ‘럭키 원(Lucky One)’, 그리고 ‘너의 세상으로(Angel)’를 마지막 곡으로 택했다.

엑소가 세 시간여에 걸쳐 선사한 37곡은 모두 수준 높은 퍼포먼스로 완성됐다. 화려한 무대장치는 거들 뿐. 춤·노래·무대매너 등 삼박자를 모두 갖춘 엑소는 작정한 듯 매력들을 쏟아냈다. 섹시했다가 귀여웠다가 순식간에 성숙한 남자의 향기를 풍기기도 했다. 팬들을 들었다놨다하는 입담과 애교도 완벽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모든 멤버가 쉬지 않고 관객과 함께 호흡하던 모습. 이동차를 동원해 2층 객석 구석구석까지 살뜰히 챙겼다. 누구 한 사람 놓칠 새라 쉬지 않고 움직였다.
멤버들은 저마다 진심이 담긴 끝인사로 작별을 고했다. 아쉬움 때문인지 자꾸만 말이 길어졌다. 수호는 “이번 콘서트는 엑소의 또 다른 시작”이라는 말로 다음을 기약했다.

“여러분이 열심히 놀고 즐겨주셔서 뿌듯해요.”(찬열) “항상 행복을 드리는 엑소가 되겠습니다.”(디오) “오늘 제 모든 걸 쏟아냈습니다. 우리 무대가 자랑스러워요.”(레이) “여러분의 함성이 큰 힘이 됩니다. 더 힘내서 좋은 무대로 보답하겠습니다.”(첸) “대한민국 어딜 가도 이만한 콘서트는 없죠? 자부심을 가지세요. 엑소는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겁니다.”(시우민)
“항상 우리를 보고 행복한 표정 지어주고 웃어주셔서 감사해요. 오늘도 최고였어요.”(백현) “관객 한 분 한 분을 다 봤어요. 어린 친구들도, 화장하고 최선을 다해 꾸미고 온 분들도, 남성 분들도 있더라고요. 다양한 분들이 예뻐해 주시니 기분 좋네요.”(세훈) “오늘 오신 분들 엑부심(엑소 팬의 자부심) 많이 느끼면서 돌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후회하지 않는 한 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음악과 무대 보여드리겠습니다.”(수호)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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