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전인 1926년 7월22일, 전북 전주군 우전면(현 전주시 평화동)에서 한 집배원이 우편물을 배달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마을로 가는 개울을 건널 수가 없었다. 고민하던 집배원은 묘책을 생각해냈다. 개울 건너 주민을 소리쳐 부른 뒤 편지를 돌에 묶어 던졌다. 그러나 묶였던 편지가 풀려 그만 물에 빠졌다. 집배원은 그 편지를 건지려고 개울에 뛰어들었고 급류에 휩쓸려 숨지고 말았다.
그 집배원의 이름은 이시중. 당시 26세의 총각이었다. 한국인 집배원 순직 1호로 알려져 있다.
주민과 동료들이 이듬해 이 집배원을 기리는 추모비를 만들어 세우고 첫 제사를 지냈다. 추모비는 당시 급류에 떠내려간 이 집배원의 시신이 걸려있던 바위를 깎아 만들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추모비는 처음 전주 고사동에 세워졌다가 전주우체국 뒤뜰과 체신기념관(서울)을 거쳐 5년 전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전주우체국 직원들은 순직한 이 선배 집배원을 기리는 행사를 해마다 갖고 있다.
전주우체국 직원 100여명은 21일 전주우체국 1층 집배실에서 고(故) 이시중 집배원의 90주기 추도식을 거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하수 상조회장과 강종천 전주우체국장, 문정식 노조지부장, 전·현직 직원들이 참여해 추모비 사진 앞에 묵념을 하고 절을 하기도 했다.
“목숨도 마다하며 정을 전하는 이들이 있기에 우리에겐 따뜻한 소식이 늘 함께 합니다.”
이하수 상조회장은 “90년째 선배님을 기리는 이 같은 행사는 국내외에서도 드물 것”이라며 “정중하고 공손하게 길이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행사는 한때 3년 정도 중단되었으나, 배달 중 집배원들의 사고가 이어지자 부활했다. 2007년부터는 집배원들만 아닌 전 직원의 행사로 커졌다. 인근 동전주우체국 직원들도 동참하고 있다.
강종천 전주우체국장은 “추모식을 하면 늘 마음이 포근해지고 안심이 된다. 선배님이 우리들을 늘 지켜봐주신다고 생각한다. 선배님의 책임의식과 사명감을 잊지 않고 열심히 근무하자고 다짐하고 기원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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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 1호 집배원’ 기리며 90년째 추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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