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 박해일 등 배우들의 연기와 허진호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만난 ‘덕혜옹주’가 실제를 방불케 하는 리얼한 세트 제작기를 공개했다. 덕수궁 석조전부터 망명 작전을 위한 안전가옥까지 실제대로 제작했다.
영화 ‘덕혜옹주’는 일본에 끌려가 평생 조국으로 돌아오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역사가 잊고 나라가 감췄던 덕혜옹주의 이야기를 그린다. 실존인물과 특정시대를 모티브로 삼은 이야기인 만큼 보다 리얼함을 위해 철저한 고증을 거쳐 영화 속 배경을 완성했다.
4년여의 고증작업에 많은 도움을 준 문화재청의 학예사들이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공간은 바로 덕수궁 석조전으로, 실제 고종황제와 덕혜옹주가 머물렀던 공간의 중요성 때문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
특히, 극중 고종이 덕혜옹주를 비롯해 영친왕, 순종, 순정효황후가 함께 석조전에서 사진을 찍는 장면은 오늘날 역사적 사료로 남은 실제 황실 일가의 가족사진과 똑같이 재현된 부분으로 더욱 리얼함을 더한다.
남양주 종합 촬영소에 지어진 석조전 세트는 ‘덕혜옹주’의 제작진이 2014년부터 실제 석조전을 답사한 것은 물론이고 미술팀을 총동원해 과거 사진 등 다양한 자료들을 모아 현재 복원된 석조전에 최대한 가까운 모습을 완성시켰다.
극중 영친왕 망명작전의 후반부를 책임지는 안전가옥의 제작기도 흥미롭다. 안전가옥 세트는 전라남도 신안군에 위치한 숲 속에 만들어졌는데, 지역 주민조차 실제 있었던 가옥으로 착각할 정도의 높은 퀄리티로 완성되었다.
더불어 촬영 마지막에 진행되었던 안전가옥 폭파 신은 지었던 세트 자체를 실제로 폭파시켜야 했는데, 그 어떤 실수의 용납 없이 진행되어야 하는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촬영되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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