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제155회 아쿠타가와상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온 여류작가 무라타 사야카(37‧사진)가 쓴 ‘편의점 인간’이 선정됐다.무라타는 학생 때부터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지금도 주 3일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NHK방송은 20일 전했다. 그는 수상 소감으로 “오늘 아침에도 편의점에서 일하다 왔다”면서 “내게는 성역같은 곳인 편의점이 소설의 재료가 될 줄은 몰랐는데 이렇게 상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무라타는 2003년에 ‘모유 수유’로 군조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뒤 노마 문예 신인상과 미시마 유키오상을 수상한 실력파 작가라고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작품은 18년째 같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36세의 미혼 여성의 이야기다. 매뉴얼만 따르면 되는 편의점에서 일하는 것에 보람을 느끼는 주인공과 정규직으로 취직해 결혼하길 희망하는 주변 사람의 인식의 괴리를 통해 ‘평균적 삶’을 강요하는 사회 풍조를 유머러스하게 꼬집었다. 심사위원단은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묘사력과 유머가 뛰어났고 편의점이라는 현대적 장소를 무대로 한 게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무라타는 상금으로 100만엔(1074만원)을 받는다. 그는 “편의점에서 계속 일하겠느냐”는 질문에 “점장과 상담해보겠다”고 말했다고 NHK는 전했다.
재일한인 3세 작가 최실(31)은 ‘지니의 퍼즐’로 무라타와 함께 최종 후보 3인에 올랐지만 수상하지 못했다. 최실은 지난달 소설 ‘지니의 퍼즐’로 군조 신인문학상을 받았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