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주인공은 올해 10년차 경관인 마수드 시에드(32)다. 파키스탄계 미국인인 그는 수니파 이슬람 교도로 줄곧 수염을 길러왔다. 그의 수염은 약 2.5cm에 달한다.
뉴욕 경찰의 복장 규정에는 건강, 종교를 이유로 면도할 수 없을 경우 1mm까지의 수염이 허용되지만, 시에드는 1∼2cm까지 길러도 그동안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소속된 지구대장이 바뀌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새로 부임한 제임스 코벨 지구대장은 시에드의 수염은 복장 규정과 어긋난다고 지적했고 몇 차례의 간부회의를 통해 면도를 지시했다.
지시를 따르지 않았던 시에드는 지난해 말 상부에 “나를 비롯해 종교적 이유로 현재의 규정보다 길게 수염을 기른 다른 경찰관들을 합당한 보직으로 발령해 달라”는 요지의 서한을 보냈다. 그러나 그가 답장 대신 받은 것은 최후통첩이었다. 시에드는 지난 20일 “내일까지 면도 안 하면 정직”이라는 경고를 받았고, 수염을 자르지 않은 채 총기를 반납하고 정직 처분을 받았다.
그는 22일 “100명이 넘는 경찰관들이 종교적 자유를 침해당하지 않고 불이익을 받지 않게끔 제도를 바꿔달라”며 맨해튼에 있는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걸었다. 재판은 다음달 8일 열린다. 법원은 뉴욕 경찰에 재판일까지 시에드의 급여를 지급하도록 명령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일행이 히잡을 두르고 있다는 이유로 강제로 식당에서 쫓겨난 무슬림 여성 7명이 식당 측을 상대로 소송을 벌였다고 영국 가디언이 소개했다.
지난 4월 캘리포니아주 라구나 해변에 있는 우르스 카페를 찾은 무슬림 여성 7명은 일행 중 6명이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다는 이유로 쫓겨나야 했다며 소송을 했다.
식당 측은 이들이 45분으로 제한된 좌석 허용시간을 넘었기 때문에 나가라고 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당시에 이들 외에도 머리에 스카프를 두른 여성이 있었지만 쫓겨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식당 측 변호사인 데이비드 예루샬미 변호사는 식당의 주인 중 한 사람인 질라 베르크만이 무슬림이며, 따라서 해당 여성들을 무슬림이기 때문에 차별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오히려 이들이 미국 내 최대 무슬림 이익단체 ‘미국 이슬람관계협의회(CAIR)’의 사주를 받아 소송을 한 것이며, 이들의 소송은 ‘문명화된 지하드’라고까지 주장했다. 반면 CAIR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자신들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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