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의 한 서커스장에서 곡예를 부리던 코끼리가 공중에서 추락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조련사의 강압에 못이겨 의자 탑에서 내려오던 도중 벌어진 일이었다.
최근 동물 전문 매체 ‘도도’가 소개한 코끼리 서커스 사고 영상이다. 피라미드 형태로 쌓인 의자 꼭대기에서 아슬아슬하게 중심을 잡고 있는 코끼리의 모습이 보인다. 발을 디딜 공간은 너무나 협소한데, 조련사는 날카로운 작대기로 반복해서 코끼리의 다리를 찌르며 ‘어서 내려오라’고 재촉한다.
두려움에 떨던 코끼리는 결국 발을 헛디뎌 균형을 잃고 만다. 의자 탑이 무너지고 코끼리의 몸이 기울자 관객석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다행히 사람을 덮치진 않았지만 그대로 바닥에 나뒹굴은 코끼리는 고통을 호소하며 일어나지 못했다. (기사에 첨부된 영상이 보이지 않을 땐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또 다른 카메라에는 함께 무대의 섰던 2마리의 코끼리가 쓰러진 코끼리를 걱정하듯 곁에 다가가 서성이는 모습이 담겼다.
매체에 따르면 이 코끼리는 6피트 높이에서 떨어져 부상을 입었다. 사고 트라우마에도 불구하고 서커스단 측은 이 코끼리를 다시 무대에 세우겠다고 밝혔다.
매체는 “이 영상은 코끼리가 공연 도중 직면한 위험을 보여주지만 사실 무대 뒤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훨씬 충격적”이라며 “코끼리를 훈련시키는 일은 보통 공포와 협박을 통해 영혼을 파괴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동물 서커스 공연은 동물 학대라는 비난에 못이겨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1882년부터 코끼리 쇼를 시작한 미국 최대 코끼리 서커스단인 ‘링링 브라더스 앤드 바넘 & 베일리 서커스’도 지난달 1일 공연을 끝으로 코끼리 쇼를 중단했다. 관객이 줄면서 자금난을 견디지 못한 것이다.
한편 지난 4월에는 캄보디아에서 무더위 속에 관광객을 태워 나르던 코끼리가 탈진 및 스트레스 등으로 사망하자 ‘코끼리 탑승 관광’을 없애자는 온라인 서명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관련기사 : “당신에겐 일생에 한 번 체험이지만, 코끼리에게는 일생의 고통입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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