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동물원에서 고릴라 우리 안으로 떨어진 어린이를 구하기 위해 멸종위기종 고릴라를 사살한 사건과 관련해 거센 비난의 후폭풍이 일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시내티 동물원 측은 지난 28일 4세 어린이가 고릴라 우리 안에 떨어지자 이 아이를 구하기 위해 17세의 하람비라는 이름의 고릴라를 사살했다.
하지만 이 사건 이후 인터넷 등에서는 고릴라를 사살할 상황은 아니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또 아이가 우리에 떨어지게끔 부주의했던 엄마를 비난하는 글도 쇄도하고 있다. 아이의 부모를 형사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온라인에서는 ‘하람비를 위한 정의(Justice for Harambe)'라는 제목으로 부모에 대한 형사처벌을 원하는 청원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CNN에 따르면 단 하룻만에 8000명이 청원운동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동물원측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확산되고 있다. 고릴라를 사살한 것은 과도한 조치였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동물원 앞에 시위대가 몰려와 과잉 조치를 비난하는 시위도 벌어졌다.
구조된 4세 아이는 28일 밤 병원에서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어떤 상처도 입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사고현장에 있었던 한 관람객은 CNN과 인터뷰에서 “고릴라가 우리 안 도랑에 빠진 아이를 구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사람들이 소리치자 아이를 보호하려는 제스처도 취했다”고 말했다. 특히 당시 사람들이 소리를 치는 바람에 하람비가 놀라면서 마치 아이를 위협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이 관람객은 추정했다.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에 대한 윤리적 대우를 요구하는 사람들’은 “이번 사건은 더 근본적으로 동물을 붙잡아 동물원에 가둬놓는 것 자체가 옳지 않음을 증명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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