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하던 곳에서 조사받다니, 참담” 홍만표 검찰 출두

정운호(51·수감중)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법조비리’ 의혹의 핵심 당사자중 한명인 홍만표(57·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가 27일 검찰에 출두해 “제가 감당할 부분은 감당 하겠다”고 말했다.

홍 변호사는 이날 오전 9시 50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됐던 불법수임과 전화변론 의혹 등에 대해 “검찰조사에서 모든 의혹을 해명하고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자신이 근무하던 검찰에서 조사를 받게 된 것에 대해 “이루 말할 수 없는 심경이다.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의 가족들이 저로 인해서 많은 상처를 입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홍 변호사들 상대로 변호사법 위반과 탈세 혐의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홍 변호사는 2013∼2014년 정 대표가 원정도박 혐의로 경찰·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거액의 수임료를 받고 ‘구명·선처 로비’를 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 부부, 강덕수 전 STX 회장, 임석 전 솔로몬저축은행 회장, 김광전 전 현대스위스저축은행 회장,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 등의 비리 사건에서 정식 선임계를 내지 않고 ‘몰래 변론’을 한 의혹도 제기됐다. 홍 변호사가 부동산 업체 A사를 통해 오피스텔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수임료를 탈세했다는 의혹도 수사 선상에 올랐다. 이에 대해 홍 변호사는 "퇴임 이후에 변호사로서 주말이나 밤 늦게 열심히 일하다 보니까 다소 불찰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그 부분도 검찰에서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10일 홍 변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회계 담당자를 불러 조사했다. 19일에는 A사의 경기 파주 및 분당 사무실을 압수수색 해 추가 자료를 확보했다.

홍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동기인 최재경, 김경수 변호사와 함께 ‘17기 트로이카’로 불린 대표적인 특별수사통이었다. 평검사 시절 서울지검 특수1, 2, 3부를 모두 거친 데 이어 대검 중수2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대검 수사기획관을 지냈다. 특히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사건, 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이 연루된 한보그룹 비리 사건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사건들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2008년 박연차 게이트 당시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등의 수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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