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의 장고(長考)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진 의원들로부터 혁신형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의 전권을 위임받았지만 현재로선 정 원내대표가 취할 카드가 없어서다. 계파 프레임에 갇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사이 당 지지율은 계속 추락하고 있다.
◇현안에 입 닫은 鄭, 분출하는 조기전대론=정 원내대표는 23일 당내 현안에 입을 다물었다. 구조조정 위기에 내몰린 조선업계 현장을 찾는 등 민생 행보에 주력했다. 정 원내대표 측 인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고, 별도의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쇄신 전권을 위임한다는 건 당선인 총회에서 결정된 당론”이라며 “당론이 달라지지 않았는데 정 원내대표에게 왜 결단을 내리지 않느냐고 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새누리당 당헌상 당론을 변경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있어야 한다.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혁신형 비대위로 방향을 틀었지만 엄밀히 말해 이는 당론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정 원내대표가 고심 끝에 내놓은 인선안을 전국위원회 ‘보이콧’으로 무산시킨 측에서 새로운 안을 가져오는 것이 순서”라고 했다. 그 전까지 비대위원장을 겸직할지 말지, 비대위원 임명을 철회하고 새로 꾸릴지 등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도 했다. 당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가 움직이기 전까지 먼저 나서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선 조기 전당대회 주장이 분출하고 있다. 불을 댕긴 건 당 원로들이다. 지난 21일 고(故) 김재순 전 국회의장 영결식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한 박관용 박희태 강창희 등 전직 의장단은 정 원내대표에게 전당대회를 최대한 앞당겨 새로 선출되는 지도부에 혁신을 맡기라고 조언했다. 강 전 의장은 이 자리에서 무릎을 내리치며 “길어야 두 달짜리 비대위를 갖고 언제까지 싸움만 할 거냐”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중진 의원은 “당 어른들이 한목소리로 강력하게 주장했으니 정 원내대표가 무겁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정 원내대표가 오는 30일 20대 국회가 개원하면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정 원내대표가 당선인 꼬리표를 떼고 정식으로 당 대표 권한대행이 되면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부터 구성해 관련 실무를 일임할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당 관계자는 “현재 정 원내대표가 대외적·정치적으로 당 대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법적으로 당 대표 직인을 찍을 수 있는 권한은 원유철 전 원내대표에게 있다”고 설명했다.
정 원내대표는 당 혁신 외에도 원 구성 협상을 주도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상임위원장 자리와 상임위 배분을 결정하는 일이어서 계파를 떠나 개별 의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문제다. 원 구성마저 늦어지면 당내 불만이 폭발해 고립무원의 처지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26일 제주포럼서 반기문 만날 듯=정 원내대표는 오는 26일 제주포럼에 참석한다. 포럼엔 하루 전 방한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참석해 개회식 기조연설 등을 하기로 돼 있다. 충청권의 한 의원은 “정 원내대표와 반 총장이 가까운 사이로 알고 있다”며 “행사장에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가지 않겠느냐”고 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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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도 원유철도 아닌 ‘갈팡질팡’ 3주 보낸 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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