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정 “후회” 홍만표 “어쩌다”… 두 전관의 뒤늦은 한탄

“후회 된다.”

100억원 부당수임 혐의로 구속된 최유정(46) 변호사가 구치소 안에서 뒤늦은 한탄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변호사는 최근 면회를 간 지인들에게 ‘후회’라는 말을 반복해서 꺼냈다고 한다. 그는 “사태를 너무 키웠다. 나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너무 고통 받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 면회자가 전했다.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와 수임료 반환 문제로 다투다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는 등 사건화한 것이 패착이었다는 뜻으로 읽힌다. 2년 전만해도 경력 16년의 부장판사였던 최 변호사는 현재 서울구치소 독방에 수감돼 연일 검찰 조사를 받는 처지가 됐다.

검찰은 지난 11일과 16일 최 변호사와 가족 명의의 대여금고를 차례로 압수수색했다. 대여금고에 보관돼 있던 현금 8억여원과 수표 등 13억여원을 모두 압수했다. 금고는 최 변호사가 지난해 8월 유사수신업체 이숨투자자문의 운영자인 송창수(40·수감 중)씨 사건을 맡았을 무렵 첫 개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금고 속 돈뭉치가 정 대표와 송씨에게 받은 100억원의 일부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 측이 건넨 1억원짜리 수표 여러 장도 들어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 변호사는 돈의 출처와 대여금고에 보관한 경위 등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검찰은 최 변호사가 받은 나머지 돈의 행방도 추적 중이다.

검찰은 다음주 중 검사장 출신 홍만표(57) 변호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그가 현역 시절 최고 수준의 수사 전문가였던 만큼 혐의 입증에 필요한 증거 및 진술을 충분히 확보한 뒤 대면하겠다는 게 검찰 입장이다. 홍 변호사 역시 압수수색 전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됐나 한탄만 나온다”며 괴로운 심경을 밝힌 바 있다.

대법원은 법원감사위원회를 열어 최 변호사 사건에 연루된 의혹이 있는 판사들에 대한 문제를 논의했다. 외부 인사들이 참여하는 감사위원회는 관련자들이 낸 소명 자료와 금융거래 내역 등을 보고 받고, 향후 조치 사항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양민철 이가현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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