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에 대한 10가지 오해와 진실

17일은 국제고혈압학회가 제정한 ‘세계 고혈압의 날’이다. 고혈압 환자들은 남다른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자칫 뇌졸중이나 심장마비 등으로 인한 돌연사 위험을 안과 살아가기 때문이다. 대전성모병원 심장내과 박만원 교수와 경희대병원 순환기내과 배종화 교수(한국고혈압관리협회장)의 도움말로 고혈압에 대한 10가지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본다.



1. 어릴 때 생긴 고혈압, 성인 고혈압으로 이어진다?

소아 고혈압은 원인이 없이 생기는 본태성 고혈압과는 다르게 어떤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는 이차성 고혈압의 가능성을 반드시 점검해 봐야 한다. 고혈압의 원인이 되는 다른 질환이 있는지 정확히 검사해 치료하면 평생 약을 먹을 필요 없이 고혈압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얼굴이 달아오르는 증상이 있으면 부신의 갈색세포종에 의한 고혈압을, 전신부종과 함께 피검사에서 콩팥수치나 소변검사에서 이상이 있다면 신장질환에 의한 고혈압을 의심할 수 있다. 원인이 완치가능하다면 고혈압 역시 완치되어 성인 고혈압으로 진행하지 않겠지만 신부전과 같이 만성질환에 의한 경우라면 성인 고혈압으로 진행할 수 있다.

2. 고혈압 약은 일단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

고혈압은 만성질환이고 대부분의 고혈압은 본태성(일차성) 고혈압으로 원인이 불분명하나 대부분은 유전적인 본인 체질과도 관련이 있어 혈압이 완치되지는 않는다. 물론 고혈압 약을 먹다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혈압이 떨어져서 약을 끊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다시 혈압이 올라가므로 혈압약제를 끊고 있는 동안에도 혈압을 자주 확인해야 한다.

3. 고혈압,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3가지 이상 혈압 약으로도 조절되지 않는 치료저항성 고혈압에 대한 관심이 최근 높아지고 있다. 그중에 최근 치료가 가능한 신동맥 신경차단술이 있다. 이것은 혈관 내 중재시술로서 신장동맥의 신경을 차단하여 고혈압을 조절하는 것으로 비교적 합병증 없이 안전한 시술로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완전히 약 복용 없이 고혈압을 조절하는 것은 아니고 약을 줄여도 조절이 가능하도록 돕는 시술이다.

4. 저혈압이 고혈압보다 더 위험하다?

저혈압은 실제로 병이 아닌 경우가 더 많다. 물론 중환자실에 입원할 정도로 중병에 고생하고 있는 환자들은 생체징후 중에 하나인 혈압수치가 떨어진다면 위험천만하다. 그러나 보통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부정맥이나 별다른 증상이 없다면 혈압이 낮은 것을 걱정 할 필요는 없다.

5. 고혈압은 유전된다?

대부분의 환자가 해당되는 본태성(일차성) 고혈압의 경우 부모들 중 1명이상 고혈압이 있거나 소금을 많이 먹는 식습관, 과음, 과체중, 운동부족 등이 원인이 된다. 따라서 유전도 고혈압의 중요한 원인이다.

6. 고혈압 약 장기 복용하면 콩팥이 나빠진다?

고혈압 약을 장기 복용하면 콩팥이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고혈압을 방치하면 콩팥이 나빠지는 것이다. 때문에 고혈압을 처음 진단받으면 고혈압에 의해 영향 받는 표적기관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를 하게 되는데, 고혈압은 신장기능을 나쁘게 만드는 대표적인 원인 중에 하나이다. 따라서 콩팥이 나빠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고혈압 약을 조기에 복용해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7. 고혈압, 남자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본태성 고혈압의 발생원인 중에는 소금을 많이 먹는 식습관, 과음이 포함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남자가 여자에 비해 회식 등의 이유로 외식을 많이 하게 된다. 이로 인해 남자가 소금을 더 많이 먹게 되고 음주량 역시 여자에 비해 남자가 많아 50대 이전에는 남자에서 고혈압의 발생이 많다. 그러나 여자의 경우도 50대가 넘어가면 폐경 등의 호르몬의 영향으로 고혈압의 발생이 높아져서 60대가 넘어가면 남녀의 발생 빈도가 별 차이가 없다.

8. 콜레스테롤 수치 관리만 잘해도 고혈압을 예방할 수 있다?

고혈압은 혈관의 압력으로 동맥경화와 관련이 높다. 동맥경화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는 고지혈증과 연관관계가 많다. 따라서 고혈압이 있으면 약을 먹어서 조절해야하는 콜레스테롤의 수치의 기준도 엄격해진다.

9. 나이가 들면 혈압이 올라가게 된다?

나이가 들면 동맥의 경직도는 올라가기 때문에 나이에 따라 정상 범위도 올려서 잡는다. 혈압 역시 올라간다. 보통은 수축기, 이완기 혈압이 나이에 따라 올라가다가 고령이 되면 수축기 혈압은 올라가고 이완기 혈압은 떨어져서 맥압이 상승하게 된다.

10. 고혈압, 관리하지 않으면 실명할 수도 있다?

고혈압으로 인한 망막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시력이 떨어지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안과 검진을 받아야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