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에는 전날에도 광화문광장 시위에 대한 글이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게시판을 검색해보니 수백 건의 관련 게시물이 쏟아졌습니다.
이들이 거리로 나서겠다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방산비리가 연일 터지고 있는데도 정작 나라를 위해 젊음을 바친 예비군과 현역병의 처우는 열악하다는 것입니다. 또 정치인과 기업인, 연예인 등 사회 고위층이나 그 자녀의 군대 기피 행태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인데요.
일베에는 시위를 독려하는 게시물이 쉴 새 없이 오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경찰서에 집회 신고하기 ▲현수막 깃발 만들기 ▲올 사람 인원 체크하기 ▲15일 시위 디시인사이드나 페이스북에 퍼 날라 일베 주도가 아니라는 점 강조하기 ▲대한민국 성인 남성들의 인권문제라는 점 강조하기 등의 조언이 이어졌습니다.

인터넷에는 ‘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예비군이고 싶다’는 제목으로 된 시위 포스터까지 오르내렸습니다. 포스터에는 ‘5.15 예비군 및 병사 처우개선을 위한 대규모 집회’라는 부제와 함께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는 청춘 20대! 2년 간 이 한몸 바쳐 지킨 조국은 60만 병사와 320만 예비군의 처우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국가는 청년들에게 애국심을 강요하지만 정작 그에 상응하는 대우는 부족하기만 합니다. 2014년 국방비 확정 예산 약 35조7천억원 중 병사 인건비는 고작 1.96%에 불과한 현실! 대한민국 국군 병사, 그리고 예비군은 대한민국의 노예가 아닙니다. 이제는 바꿔야 합니다’는 설명이 담겨 있습니다.
일베 회원들의 노력 덕분인지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동원훈련에 참가한 예비군들이 완전군장을 메고 야전에 나가 진지공사를 했다거나 비닐에 싸인 주먹밥을 먹어야 했다는 고발 사진이 잇따라 올라왔는데요. 힘들어진 예비군 동원훈련 사진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습니다. 진보성향 커뮤니티 네티즌들마저 ‘애국심 페이라니, 화가 난다’ ‘군대 다녀온 것도 억울한데 예비군 훈련받는답시고 며칠동안 내 일 내팽개치고 내 돈 들여 훈련장에 다녀와야 하다니’ 라는 식의 의견이 잇따랐습니다.

시위가 성공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일베 회원들조차 15일에 시위를 열지 아니면 14일과 15일 양일에 걸쳐 열지 혼란스러워하고 있을 정도인데요. 또 이미 많은 네티즌들은 일베에서 이번 시위를 주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한 진보 성향 커뮤니티에서는 ‘총선 이후 일베가 이상해졌다’ ‘일베가 저런 시위를 한다니 의외네. 그래도 난 니네가 하는 시위라면 죽어도 안 간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반면 시위의 취지에는 공감한다는 의견도 있었는데요. ‘아무리 일베지만 이 이슈는 공감’이라거나 ‘일베도 못 견디는 나라, 헬조선’이라는 식으로 말이죠.
세월호 사태 당시 광화문 농성장 근처에서 폭식 투쟁을 벌이며 비난을 받았던 일베의 이번 시위가 과연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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